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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세르 CEO는 “전기 자동차나 태양광, 풍력 발전의 성장에도 올해 석유 수요는 하루 1억4000만배럴의 신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며 2030년에 석유 수요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예측을 일축했다.
또 나세르 CEO는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는 지금 기준이나 가격으로 탄소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5년간 효율 개선만으로도 전 세계 에너지 수요를 하루 9000만 배럴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며 “반면 풍력과 태양광 같은 대체 에너지는 같은 기간 동안 1500만 배럴을 대체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에너지원과 기술이 진정으로 준비되고 경제적으로 경쟁력이 있으며, 적절한 인프라를 갖췄을 때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아직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기후위기 등 영향으로 국제사회에서는 청정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에 정부의 압박도 커지고 있지만, 이처럼 최근 주요 석유업계에서는 엄청난 비용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자지구에서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위기에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보다 에너지 공급 안보와 경제성에 더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다른 석유업계 CEO들도 일제히 비슷한 의견을 냈다.
페트로브라스의 장 폴 프레이츠 CEO는 “서둘러서 일이 잘못되면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할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에너지 전환책의 ‘신중론’을 강조했다.
엑손 모빌의 대런 우즈 CEO도 “청정 연료에 관한 규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현재의 탄소 포집 및 저장방식은 높은 비용과 시장 인센티브 부족 때문에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장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천연가스 공급 시설에 대한 세제 혜택을 보류하면 엑손 모빌이 추진 중인 세계 최대 저탄소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우드사이드 에너지의 멕 오닐 CEO도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면서 “에너지 전환에 대한 논쟁은 감정적인 양상이 됐으며, 이 경우 현실적인 대화를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석유업계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부정할 수 없고, 불가피하며, 필요한 세계 에너지 시스템의 재배치”라며 “미래에도 화석 연료는 필요할 것이라면서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들은 청정에너지 해법을 계속 추진할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