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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 수사하면 '정의'가 '조작' 되나"…前수원지검장 밝힌 '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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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I 2026.05.11 10:55:57

대검, 박상용 검사 감찰위원회 개최 앞두고 입장문
''변호사비 대납→영장 유출→증거인멸→대북송금'' 이어져
"기획 아닌 증거가 이끈 수사…70차례 공판서 모든 의혹 배척"
"수사 흠결 있다면 박상용 징계, 내게 물어야"

[이데일리 백주아 성가현 기자] “같은 사안임에도 우리 편을 수사하면 ‘조작’이고, 상대편을 수사하면 ‘정의’라는 식의 배타적 선악 이분법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이런 선례가 남는다면 앞으로 어떤 공직자도 거대 권력과 자본에 맞서 소신 있게 수사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홍승욱 전 수원지검장(왼쪽)과 박상용 검사. (사진=이데일리)
대검찰청 감찰위원회와 법무부가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 관련 박상용 검사 징계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홍승욱 전 수원지검장이 11일 공개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강력 반발했다.

대검 감찰위원회가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하고 법무부가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인 것을 두고, 홍 전 지검장이 직접 나서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의 경위와 정당성을 직접 설명하고 나선 것이다. 홍 전 지검장은 대검 감찰위원회에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공정하고 신중한 판단”과 “당사자에 대한 충분한 소명 기회 부여”를 촉구했다.

홍 전 지검장에 따르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는 2021년 10월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의 고발로부터 시작됐다. 검찰이 처음부터 특정인을 표적으로 삼아 기획한 수사가 아닌 고발 사건에 따른 통상적 수사였단 애기다.

사건이 급격히 확대된 계기는 예상치 못한 수사 기밀 유출이었다. 2022년 7월 이태형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금융계좌 추적용 압수영장 사본이 발견됐다. 금융기관에만 송부되는 이 문서가 외부에 존재한다는 것은 검찰 내부 관계자가 수사 대상 측에 유출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당시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서 근무하다 형사1부 감찰 담당으로 배치된 박 검사가 이 공무상비밀누설 사건을 맡았다. 박 검사팀은 수사 끝에 수원지검 소속 수사관이 쌍방울 관계자에게 영장을 유출하고 압수수색 일정까지 사전에 전달한 사실을 확인해 해당 수사관을 구속했다. 쌍방울 관계자들은 이 정보를 이용해 PC를 파쇄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고,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해외로 도피했다.

증거인멸과 범인도피 경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진술이 터져 나왔다. 쌍방울 관계자들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에 법인카드와 차량 등을 제공했고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한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수사팀은 단순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법인카드 사용 내역, 환전 기록, 임직원 수십 명의 중국 출입국 기록 등 객관적 물증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교차 확인했다.

사건이 대북송금이라는 중대 범죄 수사로 확대되자 홍 전 지검장은 별도 수사팀을 꾸리며 사건 경과와 증거관계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던 박 검사에게 주임검사를 맡겼다. 홍 전 지검장은 그 순간을 “박 선생이 계속 맡아주게. 박 검사와 그 가족에게 너무도 미안한 한마디가 되어버렸다”고 회고했다.

이후 검찰은 2022년 10월 이 전 부지사를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같은해 11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을 체포했다. 2023년 1월 태국에서 붙잡힌 김 전 회장은 800만 달러 대북송금 등 뇌물공여 사실을 자백했다. 수사팀은 김성태·이화영·북한 측 인사가 함께 자리한 장면이 담긴 이 전 부지사 출장보고서, 경기도가 북한에 보낸 방북 초청 요청 공문 등 다수의 객관적 증거를 확보해 사건의 전모를 밝혔다.

홍 전 지검장은 ‘조작 수사’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 사건은 수사 기밀 유출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확대된 것이지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둔 수사가 아니다. 약 2년 7개월간 70여 차례의 공판에서 피고인 측이 제기한 이른바 ‘연어 술 파티, 진술 세미나, 리호남 필리핀 부재설’ 등 모든 주장이 사법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명감 하나로 묵묵히 소임을 다한 후배 검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 결과를 냈다는 이유로 감찰과 징계의 대상이 되는 선례가 남아서는 안 된다”며 “수사 과정에 어떠한 흠결이 있다면 그 책임은 박상용 검사가 아니라 당시 검사장인 저에게 엄중히 물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검은 이날 오후 연어 술 파티 의혹 등과 관련 박 검사에 대한 감찰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감찰위는 필요시 감찰 대상자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박 검사는 소명 기회를 달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상황이다. 그는 SNS를 통해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고, 징계 혐의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며, 주요 혐의로 추측되는 연어 술 파티에 대한 소명 기회도 갖지 못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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