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내내 큰 전력수급 차질 우려가 없었다. 전력당국은 올겨울 한파에 따른 난방 수요가 급증할 경우 올해 순간 최대전력수요가 91.3~97.2기가와트(GW)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공급능력을 105.9GW로 늘렸으나 실제 올겨울 최대전력수요는 91.6GW(지난해 12월21일 오전 10시)로 낮았고, 13.7GW의 안정적 예비력(예비율 14.9%)을 유지했다. 전력 당국은 통상 예비력을 10.7GW 전후로 유지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예비력이 5.5GW 미만으로 떨어지면 비상 운영 체제를 준비한다.
올겨울 기온이 예년보다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2월 평균기온은 2.4℃로 평년보다 1.1℃ 높았고 올 1월 평균기온 역시 0.9℃로 평년 대비 1.8℃ 높았다.
자연스레 난방을 위한 전력·가스 수요도 줄었다. 독점적 전력 판매 공기업 한전의 지난해 12월 전기 판매량은 4만6215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독점적 도시가스 공급사인 가스공사의 도시가스용 천연가스 판매량 역시 지난해 12월 266만8000톤(t)으로 전년대비 10.3% 줄었다. 올 1월 판매량도 280만4000t으로 전년대비 1.7% 감소했다.
소비 감소 속에 각 가정의 전기·가스요금 부담도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1년 전 겨울 크게 오른 요금 탓에 ‘난방비 폭탄’으로 불렸던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1년 전에는 앞서 누적 30~40%가량 오른 요금에 더해 추운 날씨 탓에 소비까지 10~20%가량 늘어나며 각 가정 부과요금이 전년대비 1.5~2배까지 늘며 가계 부담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올겨울은 평균적으로 가정의 소비가 줄어든데다, 지난해 봄 이후엔 5월 한 차례 전기·가스요금을 약 5%씩 올리는 데 그쳤다.
|
이 두 공기업이 매년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요금 인상 등을 통해 부채·미수금을 해소해야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요금 인상을 결정하는 정부·여당의 민생·물가 부담이 커 당분간 인상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수급 편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전력 당국의 부담이다. 전기 에너지는 수요~공급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특성상 수요 급증은 물론 수요 급감도 위험 요인이다.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리고 있는데 이들은 공급을 갑자기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전원(電源)인 만큼 수급관리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
올겨울은 최대전력수요가 예상보다 낮았으나 최저전력수요 역시 설 연휴인 2월10일 오후 1시 39.3GW까지 내려가면서 최대-최저 수요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52.3GW에 이르렀다. 당장 봄이 되는 이달부턴 태양광 발전량은 늘고 전력 수요량은 줄어드는 만큼 이에 맞춘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달 중 봄철 경부하기 전력계통 안전화 대책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태양광 이용률이 높아 변동성이 커지는 봄철에도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면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