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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존치 방향은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거론됐다. 교육부가 지난해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자사고 존치계획을 보고한 게 대표적이다. 외고·국제고 역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같은 해 11월 취임하면서 존치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취임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외국어고를 폐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자사고 존치에 이어 외고 등 특목고도 유지할 뜻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의 수능 발언에 이어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존치 방향이 결정되면서 향후 그 파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수능에서 킬러 문항이 사라지고 변별력이 저하되면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인기가 다시 치솟을 수 있어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변별력이 없어지면 자사고·외고로 더 많이 가려고 할 것”이라며 “여전히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인원이 많고, 기숙형 학교가 많은 외고·자사고 특성상 학종·수능을 병행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자사고로 지정된 전국 고교 수는 총 34개교다. 지역별로는 서울에 50%(17개교)가 집중돼 있다. 자사고의 경우 지난 정부에서 폐지가 결정되면서 경쟁률이 하락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 뒤 존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경쟁률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민족사관고·상산고 등 전국에서 신입생을 뽑는 전국단위 자사고 10곳의 경쟁률은 2021학년도 1.48대 1에서 2023학년도 1.82대 1로 상승했다. 지역단위 자사고 역시 같은 기간 0.99대 1에서 1.2대로 기사 회생했다. 외국어고와 국제고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전국 30곳의 외고의 경쟁률은 1.04대 1에서 1.13대 1로, 국제고는 1.39대 1에서 1.77대로 올라섰다.
◇“사교육 경감 기조와 정면 배치” 비판도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운명이 ‘일괄 폐지’에서 ‘존치’로 바뀌면서 향후 파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학교의 선호도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는 것. 교육계는 고교학점제 하에서의 ‘내신 경쟁’ 완화 여부가 이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학년도 이후부터는 고1 때 모든 학생이 이수하는 공통과목의 상대평가를 유지하기로 했다. 만약 현 정부에서도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 학생은 내신에서의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사고의 경우 수능 대비부터 학종까지 커리큘럼 등에서 고 평가를 받고 있다”며 교육과정에 강점을 가진 자사고가 내신 경쟁마저 완화될 경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교육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교육과정 내 수능 출제’를 결정한 것과 자사고·외고 존치가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사교육을 잡겠다는 정부의 방향과 반대된다”고 지적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도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을 위한 사교육이 성행하는 상황에서 이들 학교 존치 결정은 현 정부의 사교육 경감 기조와 상충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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