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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CS 인수 완료…자산 2000조원 메가뱅크 탄생

박종화 기자I 2023.06.12 16:32:14

UBS "새로운 장 시작"…167년 전통 CS 역사 속으로
CS 일부 분할·매각 검토…스위스서만 1만명 감원 전망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스위스 UBS 은행이 경쟁사였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작업을 완료하고 자산 규모 1조6000억달러(약 2060조원) 규모 메가뱅크로 거듭났다. 지난 3월 UBS가 유동성 위기로 무너진 CS 인수를 선언한 지 3개월 만이다. 법적인 합병 절차는 끝났지만 구조조정 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UBS는 CS 인수·합병 절차가 완료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UBS는 콜름 켈러허 회장과 세르지오 에르모티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합병은) 역사적인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며 “UBS의 강력한 기업 문화, 위험에 대한 보수적 접근, 높은 서비스 품질에 대해선 (합병 후에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합병 절차가 완료되면서 1856년 설립, 167년의 업력을 자랑하던 CS는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CS는 1980년대 이후 퍼스트보스턴 등 다른 투자은행(IB)을 잇달아 인수하며 세계 9대 IB로까지 성장했으나 그린실캐피털·아케고스캐피털 등에서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정타는 올 3월 최대주주였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은행의 아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이 CS에 추가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이었다. 이 발언은 시장 불안감을 자극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과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 결국 CS는 30억스위스프랑(약 4조2000억원)에 UBS에 인수되는 신세가 됐다.

법적인 합병 절차는 끝났지만 구조조정 작업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켈러허 회장 등은 앞으로 어려운 결정이 ‘파도’처럼 몰려올 수 있다고 몇 달간 험난한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과제는 CS의 부실을 흡수하는 일이다. UBS는 CS의 재무상태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며, UBS 관리자의 승인 없이는 CS가 신규 상품을 출시하거나 위험국가 고객을 유치하는 것 등을 금지했다. 또한 3분기 중 결론 내는 것을 목표로 CS 일부 부문을 분할하거나 아예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3년간 46억8000만스위스프랑(6조60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낸 IB 부문이 우선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힌다. 스위스 정부 역시 UBS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CS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최대 90억스위스프랑(약 12조8000억원)까지 보증해주기로 했다.

두 은행 간 중복 인력을 감축하는 문제도 UBS가 풀어야 할 숙제다. 스위스 일간지 노이에취르허차이퉁은 합병 과정에서 두 은행이 합병 전 스위스 내에서 고용하고 있던 약 3만8000명 중 1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스위스쿼트뱅크 애널리스트는 인력 감축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인재들이 선제적으로 UBS를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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