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성공적인 규제개혁 방안’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김성준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규제개혁의 시급함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규제 전문가 및 재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을 성공을 위한 여러 조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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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비지니스 프렌들리 아닌 국민을 위한 것”
‘규제개혁의 방향과 원칙’에 대해 발표한 김 교수는 먼저 모든 정부가 규제개혁을 강조했으면서도 실패한 원인으로 관련 조직의 미비를 꼽았다. 그는 “규제개혁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위상이 있다면 훌륭하게 (규제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 상시조직은 꼭 필요하고, 필요한 조직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규제개혁이 벽에 부딪힌 이유로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 기조를 앞세웠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MB는 규제개혁을 비즈니스 프렌드리 기조로 가져가면서 친기업·대기업을 위한 것으로 인식됐다”며 “이렇게 되면 국민에 대한 호소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새 정부도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친기업 기조만 너무 부각하다보면 국민 설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조언이다.
그는 규제개혁 5가지 원칙으로 △시민의 자유를 최우선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보장 △의도가 아닌 결과를 중시 △규제의 순편익을 극대화 △글로벌 스탠더드 부합 등을 꼽았다. 특히 원칙 없는 규제개혁을 하면 터지면 막는 형태의 졸속 규제가 양산되고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원칙부터 세울 것을 강조했다.
‘규제개혁 성공의 조건’을 주제 발표한 곽노성 연세대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는 역대 최고인 것 같다”면서도 “현재까지 발표한 내용만 보면 전 정부와 크게 차이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할 만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성과를 낼 수 있겠냐는 조심스런 우려다.
곽 교수는 성공적인 규제개혁을 위해서는 △혁신엔진 필요 △단단한 논리 마련 △넓게 보며 길게 호흡 △핵심에 집중 등 4개를 강조했다.
혁신엔진과 관련해서는 전 문재인 정부가 규제개혁 총괄기구를 10개로 분산하며 동력이 분산된 점을 언급하며 명료한 규제 컨트롤 타워를 세울 것으로 주문했다. 또 “규제개혁 작업은 5년에 걸쳐서 할 일”이라며 “무리하게 시도하다가 중간에 실수하면 여론이 나빠져 개혁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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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尹정부 달랐으면’ 기대…“체감되는 규제개선 해달라”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재계 관계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선 의지에 기대감을 보였으나 아직 확신은 부족한 분위기였다. 역대 모든 정부가 규제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으나 ‘용두사미’로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상헌 대한상의 규제샌드박스실장은 “연초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규제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의외로 절반이 조금 더 넘는 수준만 기대감이 있다고 답하더라”며 “약간 의외의 결과여서 물어보니 정부가 5년 단위로 (규제개혁을) 반복하는 것에 학습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정부가 처음에는 규제개혁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이후에 어떻게 운영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정부에서 발표한 규제체계나 제도 등이 더 실효성 있게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영주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한덕수 총리가 취임 후 중소기업 현장 방문을 찾아 후속조치까지 하시는 것을 보며 이번 정부가 규제개혁 의지가 강력한 것을 느꼈다”며 “규제개선은 건수를 많이 하기 보다는 획기적이고 기업이 체감할 만한 것을 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행사를 주최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입법도 반드시 규제영향평가를 받아 규제 입법이 통제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의원입법을 통한 규제법안은 정부규제처럼 규제영향평가 등도 거치지 않아 통제가 어렵다. 이날 참석자 대부분도 규제 성격의 의원입법 통제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홍 의원은 “국회법에 이미 (법을 만들 때)규제영향평가를 받도록 규정돼 있긴 하지만 강행규정이 아니다. 이를 강행규정으로 바꾸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며 “규제법안 일몰제까지 같이 추진하겠다. 최소한 국민의힘에서는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