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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가면서 코레일은 일부 열차들의 운행을 단계적으로 재개한다고 알렸지만, 재개가 안된 지역을 가려고 온 사람들은 발길을 돌렸고 일부는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태풍이 아니었다면 사람들이 운집했을 매표 창구 앞엔 서너 명의 승객만 서 있었다. 60대 여성 김모 씨는 “아들 집에 왔다가 대구로 내려가려고 했는데 와서 보니 오전엔 대구에 못 간다더라”며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속터미널로 버스를 타러가야 할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매표 창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안내 데스크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주로 60대 이상 승객들이 사전에 열차 운행 지연 및 중지와 관련한 공지를 알지 못해 물어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모(73)씨는 “목포를 내려가려고 표 예약을 해놓고 서울역에 왔는데, 익산행만 운행한다고 해서 물어보는 길”이라며 “익산까지라도 가려고 바꾸려 했더니 시간이 다됐다고해서 다시 1시간 넘게 더 기다려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앞서 코레일은 힌남노 영향을 우려해 경부선은 대전까지, 호남·전라선은 익산까지, 중앙선·태백선은 제천까지만 운영키로 했다. 경전·장항·경북·대구·동해남부·영동·충북선은 전 구간을 중지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고속열차는 초속 45m 이상의 바람이 불거나 강우량이 시간당 60mm이상, 레일이 침수됐을 때 운행이 중지된다.
역사 내 좌석이 있는 곳에는 누워 잠을 자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한다는 이모(67)씨는 “여수를 가려고 서울역에 왔더니 지금은 갈 수가 없다고 하는데 집으로 돌아가기도 애매해서 기다리고 있다”며 “오후에나 재개될 예정이라는데 벌써부터 지친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 측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갔지만 오늘까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예보된 상태”라며 “코레일 톡이나 고객센터, 홈페이지에서 미리 열차 운행 상황을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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