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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 수석대변인은 “중진 용퇴는 무슨 취지인지 알고 이해하고 있으니까 시간을 주고 어떻게 정리가 되는지 지켜보는 게 맞을 것”이라면서 “결정할 수 없는 내용으로 결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혁신위) 본연의 역할 범주, 성격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의 반응에 혁신위는 최고위에 상정 요청을 안 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혁신위가 최고위에 안건 상정 요청이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전날 당 기획조정국에 ‘월요일 최고위에 안건 상정되느냐’, ‘누가 보고해야 하느냐’ 의논하니까 향후 혁신위 안건 모두를 모아서 상정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혁신위는 오는 7일 열릴 최고위에 다시 ‘희생 혁신안’ 상정을 재요청할 방침이다.
이러한 당 지도부의 ‘침묵’이 오히려 역풍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혁신위가 마지막 보루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요구할 시, 모든 화살이 다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관계자는 김 대표를 향해 “지금 당장 결단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혁신위의 말을) 묵살해선 안 된다”며 “결국 그 책임이 곧 김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과거 민주당도 혁신위의 모든 사안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혁신위 안을 받지 않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내에선 혁신위의 요청에 답을 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당내 4선 중진은 “김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잘 결정하겠지만, 혁신위가 쫓아내듯 하는 그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결론을 내도 혁신위 해체 후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3선 의원도 “당장 비대위를 세운다고 해도 누가 할 것이냐”며 “무턱대고 ‘바꾸자’는 것이 답은 아니다”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르면 7일 혁신위가 해산하면서 선거대책위원회나 공천관리위원회를 조기에 띄워 혁신안을 해당 기구에서 논의토록 하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