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식 토론방 등에서 비상장 주식이 곧 상장될 것처럼 속여 약 55억원을 빼앗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피해자 286명에게 100원짜리 비상장 주식을 최대 300배 부풀려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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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2023년 9월께부터 올해 4월까지 텔레마케팅 영업으로 상장 가능성이 없는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 100원의 30~300배 가격에 판매해 피해자 286명에게 5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의 연령대는 20~70대까지 다양했으며, 피해금액은 각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5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비상장 대표 A씨는 지난해 9월께 경영난을 겪던 중 주식 브로커의 중개로 점조직으로 운영되는 미등록 텔레마케팅 영업단 5곳을 소개받아 이들을 통해 자사 주식을 유통하고 수익금을 나누기로 범행을 공모했다. 수익금 전체의 20%는 법인대표가, 70%는 영업단이, 10%는 브로커가 나눠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단은 주식 투자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포털 사이트 주식 토론방, 온라인 주식 모임 등에서 피해자를 물색한 뒤 투자 전문가 행세를 하며 메시지를 보내거나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리딩방으로 유인했다. 이 과정에서 비상장사 명의로 작성된 각종 사업 계획서, 사업 및 투자 유치 관련 홍보성 인터넷 기사 등을 공유하며 “2024년 1분기에 코넥스 등에 상장 예정이고 상장되면 200~300% 수익이 보장된다”고 속였다. 또 허위 투자 성공담을 자랑하거나 가짜 명함을 나눠주며 피해 손실 복구 또는 집단 소송을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접근했다. 실제 상장이 확정된 유명 비상장 회사 주식 소량을 확보한 뒤 1주를 미끼 상품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대표는 사업 홍보 자료 등을 영업단에 제공하고 수익금을 배분하는 역할을 맡았다. 영업단은 피해자들에게 상장 가능성을 속여 주식을 판매하고, 브로커는 중간 연락책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단은 피해자 신고와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려고 영업활동에 대포폰과 가짜 명함을 사용하고 사무실 내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또 직원들 사이에도 가명을 사용하고 텔레그램으로 소통했으며 수익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자체 규칙을 정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2~3개월 단위로 사무실 위치를 옮기며 경찰의 압수수색이 있던 당일까지 계속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은 피의자들로부터 현금과 귀중품 등 총 3억 5000만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경찰은 “투자 수익에 대한 높은 관심과 관련 정보공유나 거래가 주로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악용한 각종 사기 범죄로 위험성이 높다”면서 “온라인에서 투자 전문가임을 앞세우거나 리딩방에서 고수익을 보장 또는 손실 회복을 돕겠다는 내용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안전한 제도권 업체를 이용하는 것을 추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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