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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중국의 질병 유행이 이웃 국가들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안기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의 감염병 발병 소식에 인도 등 주변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확산 소식은 지난 주말부터 인도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으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최근 병원을 향해 경계를 늦추지 말고 감염병 확산에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대만에선 위생복리부 질병통제센터(CDC)가 최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전국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보건 경보를 발령했다. 아울러 공항과 항구의 방역을 강화하고, 중국,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입국한 경우 열이나 급성 호흡기 증상을 보이면 공항에 신고토록 했다.
싱가포르 보건부도 최근 호흡기 감염병 사례를 집중 관찰했다면서, 아직까진 아동을 포함해 심각한 호흡기 질환 증가세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국 보건보안국(UKHSA) 역시 관련 발병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현재 유행하고 있는 호흡기 질환은 모두 이미 알려진 병원체에 의한 것이라며 새로운 바이러스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중국으로부터 역학 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WHO도 전날 중국의 호흡기 질환 급증세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8년~2019년 수준만큼 높지 않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주변국들이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 대유행 당시 중국의 불투명한 방역 대응 때문이다. 중국은 사스 유행 초기인 2002년 발병 사실을 은폐·축소한 바 있다. 또한 WHO는 올해 초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야생 동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더 일찍 공개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감염병 발병에 대한 중국의 설명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한 PTSD는 여전하며, ‘중국에서 폐렴 발병’이라는 단어가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하면 집단적으로 긴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독 중국에서 호흡기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지난 3년 가까이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치면서 아동들이 면역력을 키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리퉁쩡 수도의과대학 부설 베이징유안병원 호흡기·감염내과 의사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기간 태어난 아이들이 이러한 종류의 병원균에 덜 노출돼 (감염병에) 더 취약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