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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와 박 전 회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양극화, 4차 산업혁명, 규제 개혁, 청년 일자리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전 회장은 양극화 문제와 관련해 “기업인들이 느끼기엔 지나치게 `분배주의적`이라는 우려를 갖게 하는 일들이 과거에 많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양극화를 나타내는 지표나 소득이 상위층에 편중된 지수, 사회 갈등을 나타내는 지표가 다 나빠졌다. 양극화에 시급한 처방을 내린다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기업인 입장에서는 현재 상태의 단기 이익이 극대화되는 게 좋다”면서도 “양극화는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고,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 종국적으로 기업과 경제계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공평하게 나누는 포용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데 공감했다. 박 전 회장은 “정부가 재난 지원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상당히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며 “며칠 전 손녀와 함께 명동성당 인근 산책을 하는데, (인근 상점이) 철수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내장객이 하나도 없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 후보 역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지웠다”며 “경제 생태계의 아래층을 막고 있는 여기가 혹시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입지는 않을까 상당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박 전 회장은 “취업 시장이 어렵다 보니까 젊은이들이 생계형 취업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소상공인으로 진입하고, 소상공인이 쓰는 인력도 아르바이트생 등 젊은이가 대부분이다. 결국 젊은이들에게 어려움이 전해지는 통로가 되다시피 한다”고 짚었다. 이 후보도 “혁신 창업이면 바람직한데, 생계형 창업을 하게 되면 결국 사회적으로 자영업 경쟁률만 높아지고 생산성도 떨어지고 사회적 낭비도 너무 심해진다”고 공감했다.
이번 대담은 이 후보가 직접 박 전 회장의 견해를 듣고 의견을 나누고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통해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담 질문은 박 전 회장이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한편 박 전 회장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초기 때 예비 경선 참여를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후임 총리 후보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퇴임설이 확산했을 때는 유력한 부총리 후보로도 거론됐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도 종로 보궐선거 출마와 차기 정부 국무총리 입각 등 여러 설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후보는 박 전 회장을 두고 “평소 존경하던 기업인”이라고 밝혀왔고, 경기지사 재임 시절 당시 대한상의 회장이었던 박 전 회장과 ‘경기도 기업규제 발굴·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인연을 맺어 왔다.
이에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은 정계 입문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박 전 회장이 이 후보와 대담에 나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후보에게는)상당한 (긍정적인)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