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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얀센도 접종 중단하나…韓 등 백신 느림보국 ‘비상’

방성훈 기자I 2021.04.19 14:13:00

WSJ 소식통 인용 "美, 얀센 백신 접종 일시중단할듯"
50세 이상 접종 제한 또는 부작용 경고 추가 방안 유력
美, 3차 접종까지 예고…韓 등 백신 수급난 심화 우려
세계 각국 백신 확보 경쟁 더욱 치열해질듯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미국 보건당국이 희귀 혈전증 부작용이 발생한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도록 권고할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당 백신 수입국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 보건당국은 현재 중단 중인 얀센 백신 접종 재개여부를 오는 23일(현지시간) 결정할 방침이다. 당초 재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으나 지난 12일 저녁 열린 회상회의에서 접종 재개를 연기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美, 얀센 백신 접종 중단?…“연령 제한 등 유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보건당국이 지난 12일 밤 가진 화상회의에서 희귀 혈전증 부작용 우려를 일으킨 얀센 코로나19 백신 접종 재개 여부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일시 중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부작용 사례를 조사하는 동안 백신 사용을 일시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권고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두 가지 옵션은 △50세 이상의 남성과 여성에게 접종을 제한하거나 △백신 접종시 이점을 강조하며 사용은 허용하되 부작용 위험에 대한 경고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반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얀센 백신 부작용과 관련 “극도로 드문 사례”라며 “어떤 형태로든 백신 접종이 다시 이뤄질 것 같다”고 밝히는 등 아직까지 정확히 입장이 정리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총 720만회 이상의 얀센 백신 접종이 이뤄졌는데 이중 6명(18~48세 여성)이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뇌정맥동혈전증(CVST)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45세 여성 한 명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어지자 각 주(州)에선 얀센 백신 접종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美, 3차 접종까지 예고…韓 등 백신 수급난 심화 우려

미국이 얀센 백신 접종을 중단하지 않더라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처럼 부작용이 부각된 이상 해당 백신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상대적으로 부작용 우려가 적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으나 미국이 3차 접종 가능성을 꺼내면서 화이자, 모너나 백신 확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데이비드 케슬러 미 보건복지부 코로나19 대응 수석담당자는 지난 15일 하원 청문회에서 3차 접종과 관련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미국이 3차 접종을 개시하면 세계 각국의 백신 수급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집단면역까지 시간이 걸릴 뿐더러 경제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

정부는 오는 11월 집단 면역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백신 공급에 차질 생기면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 방역 모범국이었으나 오히려 이 때문에 백신 도입이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 때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제회복도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나단 오스트리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5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2%에서 4.9%로 하향 조정하며 “코로나19 확산세와 경제 재봉쇄가 일부 동남아 국가의 경제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 백신 확보 경쟁 더욱 치열해질듯

세계 각국의 백신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신을 생산하는 인도는 자국민에게 공급할 백신마저 동이 나며 저소득 국가 등 180여개국에 대한 공급 일정을 연기했다. 세계 최대 백신 제조사인 세럼인스티튜트(SII)는 지난달 중순부터 코백스(COVAX·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에 대한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

국가 지도자가 직접 백신 확보에 뛰어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미 기간 동안 앨버트 불라 화이자 제약사 최고경영자(CEO)와 전화통화를 갖고 물량 확보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는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면서 ‘백신 빅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국가들은 부작용 우려에도 접종 이익이 더 큰 만큼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을 포함해 어떤 백신이든 수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남아시아, 남미 등 개발도상국 및 저소득 국가들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중국 시노팜 백신을 도입한 곳도 적지 않다. 모더나나 화이자 등의 백신은 이미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이 선점해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고소득 국가에선 평균 4명당 1명 꼴로 백신을 맞았지만, 저소득 국가에선 500명 중 1명에 그친다”며 “글로벌 백신 공급은 여전히 심각한 불균형 상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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