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법원 침탈된 적 한번도 없어, 서부지법 폭동 예상 못해"

[이데일리 송주오 박순엽 기자]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차장)은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관련 “법원이 한 번도 침탈된 적이 없어서 정문 시위대만 막으면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부지법 폭력 난동’ 관련 현안질의 등을 위해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찰청장 직무대행를 맡은 이호영 경찰청 차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행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행을 향해 “지난 18일 오후 5시 30분 남성 1명이 서부지법 후문 담장을 넘어 청사로 진입해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추가로 16명이 담장을 넘어 총 17명이 체포됐다”며 “대통령이 안에서 구속영장 심사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17명이 담장을 넘을 정도로 허술한 경계를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일 오후 6시 50분께 후문에 배치된 차벽을 철수시킨 점을 언급하면서 “경찰이 집회 과정에서 지휘부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 대행은 “서울청에서 동원 가능한 게 1만5000명 정도”라며 “광화문에서도 3만명의 집회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당일 오전 3만5000명 집회할 당시 최선을 다해서 우리 직원들이 집회 시위를 지휘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3만5000명이 참여한 집회를 관리하는 것은 3000명의 경력으로 버겁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손괴가 발생한 것과 관련 “법원 쪽으로 주로 경력을 배치했다”며 “공덕동오거리까지는 여력이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주진우 서울청 경비부장은 서부지법에 48개의 부대를 배치하며 집중했지만, 당일 오후 9시까지 특별한 첩보나 불법 징후가 없어 직원들의 피로를 감안해 일부 철수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당시에는 도로점거 외에는 별다른 첩보가 없었고 후문을 손괴하면서 극렬한 폭동이 있을 것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