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맥도날드는 작년 4분기 매출이 64억 1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95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조정 EPS는 월가 예상치인 2.82달러를 소폭 상회했으나, 매출은 64억5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맥도날드의 글로벌 동일 매장 매출은 3.4%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4.9%)를 하회한 것은 물론 전분기(8.8%) 대비 크게 후퇴한 성장세다. 미국 매출 성장률은 4.3%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으나, 월가에서 예상한 4.45%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국과 더불어 영국, 독일 및 캐나다에서도 매출이 증가했지만, 이들 국가에서의 매출 증가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영향이라고 BBC방송은 설명했다. 방송은 “미국 사업에선 저소득층 고객이 음식을 덜 주문하고 더 저렴한 품목을 선택함에 따라 기대했던 것보다 매출 성장이 부진했다”고 짚었다.
맥도날드 매출과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라이선스 사업 부문은 매우 심각했다. 전 세계 80여개 시장에서는 수천개의 독립 기업이 맥도날드와 프랜차이즈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4만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순매출의 일정 비율(한국의 경우 5%)을 로열티로, 신규 개점 점포당 일정액을 기술료로 맥도날드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프랜차이즈 라이선스 시장의 동일 매장 매출은 0.7%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문가 예상치(5%)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1년 전 16.5% 증가와 비교하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매출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프랜차이즈가 이스라엘군에 무료 식사를 제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맥도날드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처럼 비춰졌고, 이 때문에 중동 지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불매 운동을 벌이게 됐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전체 프랜차이즈 라이선스 매장의 약 5%가 중동에 위치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은 전체 글로벌 매출의 약 2%, 이자 및 세금 공제 전 수익은 전체 글로벌 수익의 약 1%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이스라엘 전쟁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가 사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중동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프랑스의 사업도 영향을 받았다”며 “전쟁이 계속되는 한 해외 라이선스 시장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앞서 스타벅스도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지정학적 갈등이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맥도날드와 반대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는데, 노동조합이 소셜미디어(SNS)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사측은 노조를 고소하고 게시물도 삭제 조치 됐지만, 유대계 지도자들과 보수주의자 등은 “유대인 학살을 지지한다”는 비판을 쏟아내며 불매 운동을 벌였다.
스타벅스의 럭스만 나라심한 CEO는 “불매 운동으로 (작년 4분기) 중동 지역에서 매출이 부진했고, 미국 내 매장도 타격을 입었다. 미국의 동일 매장 매출은 5% 증가했지만 유동인구는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편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이외 다른 외식업체들도 이스라엘 전쟁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는지 주목된다. 도미노피자, 파파존스, 버거킹, 피자헛, 얌브랜즈 등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