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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中성적표 ‘기대 이하’…금리 인하에도 소비 진작 역부족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동기대비 6.3% 증가한 59조3034억위안(약 1경468조원)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1분기 성장률 4.5%보다는 높았지만 지난해 2분기 상하이 봉쇄 기저효과를 고려한 시장 예상치 7.3%보다는 낮았다. 1·2분기를 합산한 중국의 올해 상반기 GDP 성장률은 5.5%였다.
중국의 소비 관련 지표는 일제히 내수 부진을 가리키고 있다. 백화점과 편의점 등 다양한 소비 지출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6월 전년동월대비 3.1% 증가해 전월 12.7%를 크게 밑돌았다. 소매판매는 지난 4월과 5월 기저효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6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도 0.0%에 그쳐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6월 수입액 역시 내수 부진으로 전년동월대비 6.8% 감소해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0개월만에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고 전기차 소비세 감면 연장 등을 실시했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해석된다.
공장과 광산 등의 총 생산량을 측정해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산업생산은 6월 전년동월대비 4.4% 늘어 전월치(3.5%)와 예상치(2.7%)를 넘겼다. 산업생산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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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버팀목 수출도 휘청…이달 말 부양책에 주목
올 상반기 세계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약세에 시달린데다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통상 마찰이 겹치면서 수출도 꼬꾸라지는 모양새다. 6월 중국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12.4%로 급락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2월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왔다. 3월과 4월 반등했으나 5월부터는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중국 세관 당국은 “세계 경제 회복 약세와 투자 둔화, 지정학적 갈등과 일방적 보호주의가 수출 부진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중국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대졸자가 쏟아지면서 청년 실업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6월 16~24세 청년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청년실업률은 4월(20.4%), 5월(20.8%)에 이어 3개월 연속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은 이달 말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후 부양책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기업 및 소비자 지원 등이 예상된다. 다만 중국 당국이 과거와 같은 대규모 인프라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인민은행은 이날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65%로 동결, 이달 LPR 금리 동결을 예고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몇 달 안에 중국의 통화 정책이 완화되고 부동산과 건설 산업에 재정 지원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부양책이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앨빈 탄 RBC 캐피털 마켓 아시아 통화전략 책임자도 “2분기 6.3%의 성장률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치로, 중국 경제 회복의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며 “현재 (경기 하강) 속도대로라면 연 5%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수 있어 더 많은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