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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 개발대상지, 멸종위기 흰발농게 5만마리 이상 서식"

이종일 기자I 2018.10.11 11:28:50

인하대, 생명다양성재단 영종도 갯벌 조사
17개 지점서 1㎡당 흰발농게 9마리 발견
조사지역 면적 적용해 5만마리 이상 추산
"갯벌 매립계획 철회하고 공원 조성해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개발하려는 영종도 영종2지구 갯벌에서 발견된 흰발농게. (사진 = 인천녹색연합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개발하려는 영종도 갯벌에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인 흰발농게가 5만마리 이상 서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천녹색연합과 생명다양성재단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8일, 20일 2차례에 걸쳐 인천 영종도 영종2지구(일명 중산지구) 갯벌 5950㎡에 대한 흰발농게 서식양상 조사 결과 5만마리 이상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이번에 조사한 지역은 인천경제청이 개발하려는 영종2지구 393만㎡ 규모의 갯벌 중 일부분이었다”며 “실제 17개 지점에서 1㎡당 평균 흰발농게 9마리를 발견했고 조사 대상지 5950㎡를 적용해 5만마리 이상 서식하는 것으로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는 인하대 해양과학과 해양동물학실험실, 생명다양성재단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단체들은 “이번 조사는 갯벌 위로 올라와 활동하는 흰발농게 개체만을 대상으로 했다”며 “갯벌 속에 숨어있는 잠재적 개체를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개체군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청의 개발 대상지 갯벌에는 흰발농게 말고도 수천 종류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며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이자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흰발농게의 주요 서식지 등이 있는 영종2지구 갯벌매립 계획을 전면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매립보다 순천만 갯벌공원 같이 갯벌을 살리면서 공원으로 활성화하는 대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갯벌매립 계획을 철회하고 갯벌생태공원 조성을 적극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조사에 참여한 김태원 인하대 교수는 “만약 매립이 진행된다면 이곳에 서식하는 흰발농게는 전체적으로 사라질 것”이라며 “서식 지역을 제외하고 매립해도 갯벌의 퇴적상이 변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흰발농게의 서식처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흰발농게를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켜도 비슷한 퇴적상을 지닌 대체지가 없기 때문에 이들이 이식된 지역에서 생존해 번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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