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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과 8월에도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밤에 식지 못하면서 전국의 폭염 일수(28.1일)가 평년(17.5)보다 열흘 가까이 많았다. 대관령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1년 이후 첫 폭염이 나타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국의 열대야 일수는 15.5일 발생해 평년보다 9일 더 많았다. 특히 서울은 열대야 일수가 평년(12.5일)보다 3.5배 많은 46일이나 발생해 1908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는 이른 더위 때문에 부산과 광주, 대전 등 21개 지점에서도 관측 이후 가장 이른 열대야가 발생했다.
반면 장마는 눈에 띄게 짧았다. 여름철 전국 강수일수는 29.3일로 평년보다 9.2일 적었다. 강수량 역시 평년(727.3㎜)의 85.1%에 불과한 619.7㎜였는데, 비가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집중되는 특징이 있어서 지역별로 강수량의 차이가 컸다. 장마는 6월 12일 제주에서, 같은 달 19일 중·남부지방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제주에서는 역대 가장 이른 6월 26일에, 남부지방은 역대 두 번째로 이른 7월 1일에 장마가 종료됐다. 중부지방도 평년보다 6일 빠른 7월 20일에 장마가 종료되면서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평년의 55% 수준인 200.5㎜에 그쳤다.
이때 강원 영동지역은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넘는 과정에서 고온건조하게 성질이 변해 강수량이 더 적었다. 이 지역의 지난 3개월 강수량은 232.5㎜로, 평년(679.3㎜)의 34.2%에 불과했다.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18.3일 적어서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가장 적었다.
이처럼 이른 더위와 짧은 장마, 긴 무더위에는 주변 지역의 원활한 대류활동과 따뜻한 바다가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열대 서태평양의 활발한 대류활동은 우리나라와 일본 부근에 평년보다 강한 고기압성 흐름을 유도해 비 없이 맑고 더운 날씨를 이끌었다.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의 발달에 영향을 줬고, 이 고기압은 티베트고기압과 함께 7~8월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뒤덮어 폭염과 열대야를 일으켰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23.8도로, 지난해 24도에 이어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아울러 같은 시기에 북반구 중위도에는 길게 정체된 고기압 구조가 있었는데 고기압이 이렇게 머무는 패턴은 인도의 몬순과 북서부지역의 대류 강화와 관련됐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상공에도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무더위가 한동안 지속됐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더위가 일찍 시작해 여전히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며 “폭염과 호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복합적인 기상 재해로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역별로 폭염, 집중호우, 가뭄 등 여러 극한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기상재해의 양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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