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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1일 오전 6시 15분쯤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불로 10살 이하 아동 7명 등 2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차량 87대가 불에 탔으며 783대가 그을렸다. 또 지하 설비와 배관 등이 녹아 정전과 단수가 이어지다가 5∼7일 만에 수돗물과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 화재 이후 전기차에 대한 공포와 차별이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태 전기차사용협회 회장은 “이미 많은 아파트에서 입주민을 상대로 전기차를 금지하는 지침이 나왔고, 병원과 공항에 주차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되돌아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금 사는 아파트도 전기차 화재 발생 시 모든 손해를 보상한다는 각서에 동의해야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는 지침이 입주민회의에서 통과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주 66만명이 겪는 혐오와 차별이 사라지도록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국립소방연구원의 ‘전기차 화재 대응 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화재는 2017년에 1건이 처음 발생한 뒤 2018년 2건, 2019년 3건,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4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소방청이 별도로 집계한 지난해 72건까지 고려하면 전기차 증가에 따른 국내 관련 화재도 급증하는 추세이다.
전문가들은 현존하는 피해가 상당하므로 당장 피해를 줄일 안전조치와 장기적인 안전기술 강화를 함께 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통학 교수는 “지하주차장 화재에서 전기차 발화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지하주차장에 사용된 소재에 있다”며 “배관 동파방지에 사용된 스펀지 소재가 피해를 키웠는데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지하철 의자 소재를 바꿨듯이 이런 발화물질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차 안전도 평가에 적용되는 스타레이팅(별점 점수제)을 배터리 화재 예방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배터리와 관련된 화재는 제조사가 연식 타입별로 (별점 평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공공기관과 함께 원인을 분석하면 좋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홍기철 현대자동차 상무는 “일단 (배터리) 불량이 나오지 않아야 하고, 불량이 발생하면 화재로 이어지기 전에 빠르게 이 사실을 알려서 화재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두 방법이 미래형 배터리가 나오기 전까지 저희가 가져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