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씨처럼 추석 기간이 다가올수록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명절 선물을 매매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한 푼이라도 절약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11일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추석 선물’을 검색한 결과 다양한 추석 선물 세트가 ‘매물’로 나왔다. 흔히 주고받는 스팸이나 올리브유 등 식품뿐만 아니라 흑마늘 선물세트, 한복 선물세트 등 건강식품과 생활용품 등 다양한 품목도 올라와 있다. 2~3분 간격으로 새로고침을 하면 새로운 추석 선물이 목록에 올라올 정도였다.
이 기간에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을 구매하려는 이들도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박모(32)씨는 “자취생들이 가장 아깝게 생각하는 돈이 샴푸나 린스, 치약 같은 제품을 살 때”라면서 “이맘때면 항상 중고거래에 가격 대비 좋은 상품이 나와 사곤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바디워시를 1만원정도 저렴하게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자취생들을 중심으로 ‘백화점·마트 선물세트 저렴하게 사는 꿀 팁’ 등이 공유되고 있다.
중고거래에 각종 선물 세트를 내놓는 수요도 꾸준하다. 명절 기간 회사에서 받은 각종 선물 세트를 팔아 현금화할 수 있어서다. 지난 설날에 스팸 세트를 올려 중고거래로 팔았다는 직장인 윤모(31)씨는 “추석 때 회사에서 스팸 세트가 나오면 또다시 팔 계획”이라며 “올린 지 얼마 안 돼서 많은 쪽지가 날아와 팔아 쏠쏠한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선물 세트 판매를 가장한 중고 거래 사기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본적으로 개인 간 거래여서 피해 보상이 어려운 만큼 터무니없이 저렴하게 내놓는 상품들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절 전후로 중고거래를 통해 매매하려는 이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것을 노리고 파격적인 가격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있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식품 같은 경우도 안전의 문제도 있을 수 있으니 구매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