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간 1만1197명 서명 받아 전달
단체 “현 시점 대학가 목소리는 尹 즉각 파면”
기자회견 중 尹 대통령 지지자와 충돌도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대학생 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뜻을 담은 1만명의 서명을 헌법재판소에 전달했다. 이들은 개강 이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극단 유튜버와 외부인들이 캠퍼스 안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여는 것과 관련해 “대학 전체의 목소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중에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며 단체와 윤 대통령 지지자들 간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 14일 오전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가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1만명 대학생의 서명을 전달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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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단체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는 14일 오전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서명을 제출했다. 이 단체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대학 캠퍼스와 온라인 등에서 총 1만 1197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학생들은 윤석열 파면에 함께하는 1만 이상의 학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숙명여대 소속 서예진씨는 “현 시점 대학가 목소리는 윤석열 즉각 파면으로 향해있다”며 “동시에 이곳저곳에서 활개치기 시작한 극우 세력으로 인해 학우들이 조금은 움츠러든 상태이기도 하다. 서명받는 학우를 향해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만큼 그들은 물 위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단식농성을 하러 온 지 사흘째라는 부산대 소속 이승민씨는 “헌재가 흔들릴 수 없도록, 만장일치 파면을 선고할 수 있도록 광장의 힘 크기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학교로 들어갔다”며 “헌재를 향해 파면 선고를 촉구하며 부산에서 단식농성을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고 호소했다.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헌재 민원실로 이동해 서명을 전달했다.
 |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의 헌법재판소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학생 단체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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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도중에는 윤 대통령 지지층과의 충돌도 발생했다. 당초 이 단체는 헌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탄핵 반대 측과의 마찰을 우려해 230m쯤 떨어진 안국역 4번 출구로 장소를 변경했다. 다만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는 바뀐 회견 장소로 찾아와 “빨갱이 때문에 나라가 발전이 안 된다”고 외치기도 했다.
헌재로 서명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같은 시각 헌재 정문 앞에서는 국민변호인단의 릴레이 기자회견과 시위가 열리면서 유튜버와 지지자 등 5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 사이로 대학생 단체가 이동하며 “공산주의자들은 북한으로 다 꺼져라” “빨갱이들은 북한으로 가라”는 등 고성이 오갔다. 취재진을 향해서도 항의가 이어지자 경찰은 양측이 분리될 수 있도록 중재했다.
한편 이 단체에 소속된 각 대학 시국선언 단체들은 개강 이후 캠퍼스에서 윤 대통령 퇴진 집회를 개최해왔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대학생들도 동시에 집회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숙명여대, 국민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와부인과 극단 유튜버가 몰려와 크고 작은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 지난 11일 대전 충북대에서 열린 시국회의에서는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외부인들에 의해 유인물, 피켓 등이 불에 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