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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기소된 친부 B씨에게는 징역 3년이 선고됐다. 1심(징역 4년)보다 형량이 줄었다. 다만 A·B씨에게 각각 내려진 200시간과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10년과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은 그대로다.
2심 재판부는 살인 고의가 없었고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망 당시 사진과 부검 결과에 의하면 피해 아동이 받은 상처는 넘어져 발생할 신체손상이 아니다”라며 “3세에 불과한 아동 복부에 내장파열에 이를 정도로 강한 충격을 가하면 사망할 수 있단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어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건 직후 B씨에게 전화해 급박한 상황을 알린 점을 미뤄봤을 때 심신미약이라고 볼 수 없다고도 봤다.
B씨의 혐의 중 아동학대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B씨는 2010년 6월 주거지에서 침대에 누워 있는 생후 10개월 피해아동이 기어가자 밀어내서 40c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지게 해 신체적으로 학대했단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증인 진술에 따르면 당시 함께 있던 증인이 B씨에게 왜 피해 아동을 밀었냐 따지지도 않았고 B씨의 상황이나 태도에 비춰봤을 때 자세를 바꾸거나 술에 취해 의도치 않게 피해아동을 밀어 떨어트렸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B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가 1년10개월가량 피해 아동을 정상적으로 양육한 걸로 보인다”며 “수사기관은 A씨의 지속적인 학대가 있었는지 이웃, 지인, 어린이집, 진료내역 등을 심도있게 수사했지만 사망 무렵까지 지속적으로 피해아동을 학대했단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A씨는 당시 산후우울증과 새 임신으로 스트레스로 열악한 심리상태에 있었고 술을 먹고 우발적인 범행에 이른 걸로 보인다”고도 봤다.
B씨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부분은 무죄가 되는 등 피해아동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전력은 없고 사망 전까지는 양육을 정상적으로 한 걸로 보고 방치기간도 아주 길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A·B씨 사이 어린 자녀가 있어 A씨가 수형생활을 하면 B씨 외에 어린 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점도 양형 이유로 고려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동구 자택에 아들의 복부를 여러 차례 때려 직장 파열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씨가 범행 후 피해 아동을 즉시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고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B씨는 2019년 6월 생후 10개월이던 아들을 학대하고 A씨의 학대를 방임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