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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표 벽 못 넘은 클래리티법…미 가상자산 시장구조 입법 다시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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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잉크 기자I 2026.09.16 09: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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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가상자산 시장구조를 규정하는 이른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사실상 다음 회기로 넘겼다. 15일(현지시간) 상원은 이 법안의 본회의 토론 개시를 위한 클로처(토론종결) 표결을 진행했으나, 찬성 46표, 반대 43표로 가결 정족수인 60표에 크게 못 미쳐 부결됐다. 공화당이 상원 100석 중 53석을 보유한 상황에서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민주당 또는 무소속 의원 최소 7명의 동참이 필요했지만, 막판까지 이어진 협상에도 불구하고 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클래리티법은 하원을 이미 통과한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사이에 흩어져 있던 가상자산 관할권을 명확히 나누는 것을 핵심 골자로 한다. 어떤 토큰이 증권으로 분류돼 SEC의 규제를 받고, 어떤 토큰이 상품으로 분류돼 CFTC의 감독을 받는지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했던 그간의 법적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였다. 업계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거래소와 발행사들이 겪어온 규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번 표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공화당 내부 이탈표다. 조시 홀리, 수전 콜린스, 제리 모런 등 평소 산업 친화적 성향으로 분류되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고, 톰 틸리스 의원은 막판에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편에서는 그간 여야 협상 테이블에 앉아온 커스틴 질리브랜드, 마크 워너, 코리 부커, 라파엘 워녹, 루벤 갈레고, 앤절라 알소브룩스,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 등 민주당 의원들도 최종적으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민주당이 반대로 돌아선 결정적 이유로는 법안의 윤리 조항 미비가 꼽힌다. 워녹 의원은 “지금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는 부패의 기회를 방치하는 법안을 민주당이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연방 공직자 가족의 가상자산 이해충돌을 차단할 강력한 규정과 주요 보유자산에 대한 180일 이내 매각 의무화를 요구해왔다고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가상자산 사업에 관여해온 정황이 반복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만큼, 공직자 및 그 가족의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충분한지가 협상의 최대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공화당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윤리 조항과 관련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며 돌파구를 모색했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이 정도 양보로는 민주당의 이탈표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공화당은 이번 부결에 강하게 반발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실은 “민주당은 진전이라고 부르며 같은 요구를 재제출하는 대신, 실제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고, 공화당 측은 그간 민주당의 우려를 반영해 126건의 실질적인 수정안을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은 “클래리티법 통과는 명확한 규칙, 더 강력한 소비자 보호, 그리고 더 많은 미국 혁신을 의미한다”며 법안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시장은 표결 결과에 즉각 반응했다. 비트코인은 표결을 전후해 직전 고점이었던 7만9530달러에서 3%가량 밀려난 7만7400달러 부근까지 하락했으며, XRP와 지캐시 등 일부 종목만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클래리티법 통과 여부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다고 지적하며, 설사 법안이 부결되더라도 이는 신규 상품 출시나 토큰화 작업의 ‘지연’을 의미할 뿐 전면적인 무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표결에 앞서 갤럭시리서치는 올해 안에 이 법안이 최종 입법으로 이어질 확률을 10% 수준으로 낮게 점쳤던 바 있다.

법안의 향방은 이제 다음 의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클로처 표결은 이론적으로 재상정이 가능하지만, 루미스 의원 측은 이번 부결로 협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취지의 언급을 내놓았고, 업계 관계자들도 중간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법안이 부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인치의 오레스트 가브릴리악은 “이 정도 규모의 입법은 좀처럼 일직선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며 클로처 표결이 다시 상정될 가능성 자체는 열려 있다고 언급했지만, 새 의회가 구성되면 법안 심사가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돼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입법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SEC와 CFTC가 별도의 규정 제정을 통해 각자 관할권을 정리해나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가상자산 시장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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