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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자동차 산업은 고용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체 수출에서도 비중이 14%에 달한다. 이중 약 절반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일본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를 차지한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토요타와 같은 대기업들은 노사 연례 임금 협상을 통해 전국적인 임금 인상의 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리서치 회사 테이토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일본에서 자동차 관련 공급망은 2024년 5월 기준 약 6만 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동력에선 500만명 이상, 즉 전체 노동 인구의 약 8%가 이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3일부터 수입 자동차와 경트럭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 일본의 토요타, 혼다 등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고 시가총액 165억달러(약 24조원)가 증발했다.
기아 스포티지, 쏘울, 셀토스 등 미국 수출용 모델의 생산 거점이 되는 광주의 한 기아 협력업체 직원은 로이터에 “생산량과 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내달에도 토요일 교대근무를 계속할 계획이지만 수요는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쉐보레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다. GM 한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8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내수 비중이 더 높은 한국 완성차 업체보다 관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날 자동차 제조사 및 부품업체 임원들과 만나 관세의 영향을 우려하며 4월 중 대응책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와 관련해 “적절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25% 자동차 관세가 일본에 적용하지 않도록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2023년 440만 대의 차량을 수출했으며, 그중 3분의 1이 미국으로 향했다.
로이터는 이번 관세 정책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핵심 공급망 중 하나인 멕시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수년 간 멕시코에 저비용 생산 기지를 구축해왔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멕시코는 미국으로 250만 대의 경차를 수출, 미국 최대 수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