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 현장의 매장유산 보존 문제, 사전에 해결한다

장병호 기자I 2025.08.18 10:55:32

국가유산청, 경제관계장관회의 후속 조치 시행
''국책사업 발굴현장 합동지원단'' 9월 전국 확대
''사전영향협의'' 본격화…개발·보존 충돌 최소화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이 대규모 개발사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매장유산 괸련 쟁점을 해소하기 위한 규제 개혁에 나선다. ‘사후 제약’이 아닌 ‘사전 예방’으로 국가유산 관련 규제 개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보존’과 ‘개발’의 충돌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발굴현장 합동점검단 운영(2025년 상반기).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현재 수도권에서 시범 운영 중인 ‘국가정책사업 발굴현장 합동지원단’(합동지원단) 활동을 9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고 ‘사전영향협의 제도’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14일 개최한 경제관계장관회의 후속 조치다.

합동지원단은 대규모 택지개발 등 공공사업 발굴현장에서 국가유산청과 사업시행자, 자문단이 현장에서 쟁점 사항을 바로 점검해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6월부터 수도권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합동지원단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전에는 개별 현안에서 임시 협업 형태로 합동지원단 활동과 유사하게 운영되기도 했으나 앞으로는 국가유산청이 직접 총괄하는 상시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것”이라며 “제도의 지속적인 운영과 개선을 위한 표준 절차를 마련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신속하고 예측 가능한 행정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유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미리 파악해 관련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매장유산 유존지역 정보고도화 사업’도 고도화한다. 이를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계획 수립 시 매장유산 관련 정보를 사전에 제공할 계획이다. 대규모 국책사업이 아니더라도 관련 행정을 미리 알 수 있도록 해 사업계획 수립과 조정에 소요되는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가유산청은 매장유산 보호와 원활한 개발사업 추진의 균형을 위해 △발굴조사가 부분적으로만 완료됐더라도 특이사항이 없으면 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완료 인정’ 확대 △실제 매장유산을 훼손하지 않는 사업구역에 대한 발굴조사 유예 △관로 매설 등 소규모 공사의 경우 굴착공사 시 매장유산 유무를 확인토록 하는 참관조사 대체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 공평구역 보존유적 지하전시실. (사진=국가유산청)
‘사전영향협의 제도’는 대규모·공공 개발계획의 확정 이전 단계에서 국가유산과 관련한 핵심 쟁점을 미리 선별해 조정함으로써 인허가 단계에서 일어날 설계변경과 지연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신규 제도다. 지난해 2월부터 시행 중인 ‘국가유산영향진단법’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보물 ‘안양 중초사지 당간지주’와 인접한 공공재개발의 경우 사전영향협의를 통해 원래 계획에서 국가유산과 가까운 부분의 높이를 낮추고 삼성산이 잘 보이도록 배치를 선(先)조정했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이후 발생하던 변경·지연 위험을 계획 단계에서 미리 해소한 사례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매장유산 관련 규제 개선과 사전영향협의 도입 등은 규제를 ‘덜’ 하는 것이 아니라 ‘똑똑하게’ 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라며 “‘규제를 개혁하되, 현장에서 체감되도록 한다’는 수요자와 현장을 중시하는 정부의 행정철학을 국가유산 분야에서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유산에 대한 규제개혁의 키워드는 ‘사전에’, ‘간단하게’, ‘예측 가능하게’로 집약될 수 있다”며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개발과 보존의 충돌을 최소화하고 빠른 처리와 함께 행정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등 ‘걸림돌 규제’라고 인식되던 국가유산 관련 규제를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혁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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