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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작년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1%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의 작년 11월 전망치인 0.5%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에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안까지 겹쳤기 때문인데, 한은은 이러한 경제심리 급락과 내수 위축을 반영해 지난 20일 중간점검 성격으로 발표한 경기 평가를 통해 4분기 성장률이 0.2% 또는 이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작년 연간 성장률도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신 국장은 성장률 전망 오차가 큰 이유에 대해 “민간 소비와 건설투자 실적이 전망치와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정치 불확실이 확대돼 경제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국장은 “작년 12월 신규 분양이나 건설 수주 및 착공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됐다”면서 “지난해 11월 전망에선 이러한 예측을 못했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신 국장은 “올해 1분기까지도 민간소비는 회복세가 당초 전망치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수출 및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을 했는데,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수출도 부진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 국장은 “최근 이야기가 나오는 추경이 상반기에 가시화되고 집행이 되면 민간 소비 심리 위축이나 건설 투자 부진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신 국장과의 일문일답.
-작년 연간 성장률 2.0%는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4분기 성장률이 11월 전망치보다 많이 낮다. 계엄 등 정국 불안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 이걸 전망 실패로 봐야하는가.
△2024년 연간 성장률은 2.04%로 나왔다. 4분기의 경우 0.12%다. 11월 전망과 비교하면 부문별로 민간 소비와 건설투자 쪽에서 전망치와 차이가 많이 났다. 12월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제 심리가 많이 위축됐고, 그런 부분이 민간 소비에 영향을 줬다. 건설 투자는 건설 선행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건설 수주와 착공이 안 좋은 영향이 지속된 가운데, 신규 분양 실적들도 저조했다. 전망 실패라고 평가하기에는 어렵지 않나 싶다.
-성장률 부진이 비상 계엄이나 항공기 참사 같은 돌발변수로만 보면 되는 것인가. 건설업 전체가 지난해 유난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 전망 부탁한다. 올해 수출과 내수가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인데.
△이게 다 정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심리 측면에서 많이 미쳤고, 항공기 사고 같은 경우는 12월 말에 일어났기 때문에 실적치에 큰 영향을 줬다고는 보기 어렵다. 건설 부진은 일단은 건설 경기가 분양이나 착공 등에서 부진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인건비와 공사 원가 등 많이 올라가 있는 상태라, 올해도 건설 경기 부진은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에 한 분기 전망치에서는 전기 대비 0.5% 성장할 거로 봤는데, 조금 더 낮게 나올 가능성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저희가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정책의 변화를 11월에도 감안을 해 반영했으나, 다음 달 전망을 할 때 더 확실히 반영이 돼야 될 것이다. 또 최근 정부나 정치권에서 추경 관련 논의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가시화되는 것도 영향을 줄 것이다.
-10~11월 성장세가 12월에도 이어졌을 경우 성장률을 가정한다면.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우려가 많은 상황인데 어떻게 보는지.
민간 소비 같은 경우 3분기에 0.5% 정도로 높게 나와 10, 11월까지도 민간 부문은 괜찮게 봤다. 그러나 12월에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많이 떨어져 영향을 줬다. 정치 불확실성이 없는 상황은 이미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모르겠으나, 2024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나, 수출 쪽에서는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25년과 26년에는 잠재 성장률과 근접해 성장세를 유지할 거라고 전망을 했던 것 같다.
현재 흐름대로 가면 올해 1분기는 작년 1분기 성장률이 높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좀 낮아질 것 같다. 그래서 최근 추경 얘기도 나오는 등 정부의 경기 부양 대책이 빨리 필요하지 않냐는 논의들이 나오는 것 같다. 추경이 상반기에 가시화되고 집행이 되면 민간 소비 심리 위축이나 건설 투자 부진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가 얼마나 증가할 걸로 예상했는지 숫자를 알려달라. 통상 민간소비가 4분기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민간 소비 연간 증가율이 1.1%로 코로나 이후 최저 수준인데, 구조적인 원인이 있는가.
△11월 달 전망 발표할 때 민간소비 0.5%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전반적으로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 위축이 영향을 줬는데, 일시적으로 해소된 부분은 3분기 휴대폰, 자동차 신제품 출시 효과들이 있었다. 4분기는 겨울철 난방 수요가 있는데, 올 겨울은 따뜻한 영향도 있었다. 비상계엄 여파와 항공기 사고로 인해 연말에 소비 심리가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경기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 구조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또 코로나 팬데믹에서 앤데믹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행태에는 아직도 영향을 지속적으로 주고 있는 것 같다. 비대면이 많이 활성화되는 부분이 이어지면서 소비행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설비 투자가 증가했으나 3분기에 비해 증가 폭이 둔화했는데, 그 배경은. 다른 전망 기관에 비해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는 좀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작년 설비 투자 전망했을 때 여건을 좋게 봤다. IT에선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수요가 많이 있었고, 비IT도 경기가 살아나면서 회복이 될 것으로 봤는데, 2분기 때 설비 투자가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AI에 대한 투자가 과도한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항공기 도입 차질도 있었다. 이후 3분기에 다시 IT투자가 재개되고 설비 투자가 굉장히 높게 나왔다. 반도체 관련 투자 등 설비 투자의 좋은 흐름은 올해에도 역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증가세가 둔화될 순 있으나 연간 전체로는 올해는 양호한 흐름 예상된다. 한국은행 전망은 정치 불확실성 확대나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그런 통상 정책 변화에 따른 것도 어느 정도 반영이 돼 있기 때문에 낙관적이라고 보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미국 신정부 여파 이외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반도체법 같은 주요 현안들이 밀리면서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좀 더 안 좋게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지난 11월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정책과 이민 정책, 에너지 정책 어느 정도 반영을 했다. 2월 전망을 할 때는 현재 미 신정부 출범하면서 행정 영역을 많이 발표했는데, 생각보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약간 좀 유연한 입장을 지금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업종별로는 위기가 되는 업종도 있고, 기회가 되는 업종도 있고 이렇게 좀 차별적으로 나올 것 같다. 전반적으로 2024년 수출 및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을 했는데,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올해 성장률에서 수출이 부진할 것 같은 예상은 사실이다.
-4분기 민간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오는데, 국외 소비와 국내 소비 기여도가 각각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다음 주 임시공휴일 지정이 됐는데,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만 영업일 수가 줄어들면서 제조업 생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속보치 발표할 때는 민간 소비 세부 항목을 발표하지 않는데, 거주자 해외 소비는 조금 감소한 걸로 보고 있고, 국내 소비 쪽은 상승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국외 소비가 민간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2.5% 수준으로 민간 소비에 큰 영향을 줬다고는 좀 보기 어렵다.
임시 공휴일 지정에 대한 효과는 소비 쪽에는 플러스 요인이 되나 조업일수 감축에 따라서 생산 쪽에는 좀 마이너스 요인이 있다고 보여진다,
-3분기 설명회 때 내수를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물가 부담이 완화되고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에 도움이 돼 민간 소비가 완만하지만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는데, 현재 민간 소비에 대한 판단이 어떤지. .
△3분기 전망할 때 민간 소비가 0.5%로 나와 긍정적으로 얘기했던 부분이 있다. 그 배경에는 그 고물가, 고금리 부담이 완화돼 하반기로 갈수록 좀 해소되고, 임금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 소득 여건도 좋아지고 금융 여건도 완화될 것이라 봤는데, 지금 4분기 실적이 정치 불확실성 때문에 심리도 위축되면서 민간 소비가 낮게 나온 부분이 있다. 올해 1분기까지도 민간 소비는 회복세가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는 좀 낮을 걸로 보고 있다. 전망과 실적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는 데, 전망은 소비의 여건을 비롯해 소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전제치의 흐름을 보는 것이고, GDP 실적치의 통계를 낼 때는 이제 각 구성 항목들이 어떤 요인에 의해서 증감을 하는지 이런 걸 위주로 설명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건설 투자가 많이 빠졌는데 계엄사태와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지.
△건설 투자는 지금 흐름 자체가 부진하다. 되돌아보면 레고랜드 사태, PF 부실 등의 영향이 있었고, 2023년 전후로 건설 수주, 착공이 위축됐던 부분들이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후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도 좀 영향을 주면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는 모습이 나왔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인건비와 공사 원가 상승 부분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사 진행을 좀 지연시키거나 계획을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들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