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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 의혹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처를 두고 “국민들 눈엔 윤석열 대통령과 닮아도 참 많이 닮아 보였다”며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윽박을 지르고, 민주당 쇄신을 외친 청년들을 8적 수박이라며 좌표찍기와 문자폭탄을 퍼부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의 제명을 요구한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에게 SNS 등을 통해 비난을 퍼부은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고 최고위원은 “코인투자는 불법이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한다. 코인이 불법은 아니지만 국회의원에게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겸직 금지와 재산공개라는 제도가 왜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검찰의 야비한 표적수사 결과물이라고 한다.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 판단은 우리가 아닌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고도 했다.
이원욱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허우적거릴수록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어 가는 ‘남국의 늪’에 빠졌다”며 그 원인으로 강성 팬덤을 지목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좀 사퇴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는데, 재명이네 마을 (카페의) 주요 공지 글 제목엔 ‘김남국 의원님 힘내세요’라고 돼 있다”며 “그 정도로 민심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태에 대한 당의 대처에 대해 어떤 국민이 진정성 있다고 얘기를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강성 팬덤, 이른바 정치 훌리건들로부터 민주당이 자유로워지지 못하면 집단지성이 발휘되지 못한다. 지금은 굉장히 민주당에 대해서 좀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에 대해서 그런 강성 팬덤들이 굉장히 공격이 심하다”며 “이 대표는 그런 문자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할 것 아니냐. 항상 지지하고 잘한다고 할 텐데, 이것만 보고 있으니 이 해악을 알지 못 하는 것이다. 강성 팬덤의 혜택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결단하고 끊어내야 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의뢰, 5월 15~19일 조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대비 4.6%포인트 하락한 42.4%로 조사됐다. 특히 20대(12.9%포인트↓)와 30대(8.5%포인트↓)가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확인됐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 같은 청년 세대 지지율 하락이 김 의원 논란에 대한 민심 이탈이라는 게 이 의원 등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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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강성 당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히려 민주당을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혁신행동(가칭)은 이날 당원 중심 정당을 위한 민주당 혁신 기자회견을 열고 박광온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쇄신 움직임에 대해 “혁신의 탈을 쓰고 당내 기득권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진다면 결국 민주당에 대한 지지자와 국민의 실망은 더 높아지고, 총선 승리도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이 더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 당연히 공감한다. 하지만 당원의 지지 없이 승리할 수 있는 정당은 없다”며 “당의 주인인 당원조차 단단하게 결속시키지 못하는 당이 어떻게 더 많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겠나. 오히려 당원의 권한을 늘려야 한다. 쇄신의 탈을 쓴 기득권 강화 시도에도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이원욱 의원 등) 지금 당내에서 쓴소리 하는 분들의 관심은 딱 하나다. 본인의 정치적인 생존”이라며 “야당은 기본적으로 여당이나 검찰과 싸워서 어떻게 해 나갈 생각을 해야 하는데, 많은 당원을 만나보면 야당이 의석만 많고 뭐 하는 게 있냐. 민생도 제대로 못하고 제대로 싸우지도 못한다는 의견이 되게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