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이정근 “동지라 생각한 강래구·이성만, 내게 덤터기”

김형환 기자I 2023.10.23 14:04:21

강래구 공판 증인 출석한 이정근, 작심발언
“후방 지원 약속…강래구 지시 받아 움직여”
녹취록 속 강래구, 이정근 ‘아바타’ 지칭도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이른바 ‘민주당 돈통부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자신에게 덤터기를 씌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재판장 김정곤)는 23일 뇌물수수·정당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 전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이 전 부총장은 “(강 전 감사위원이) 뒤에서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하나하나 강 전 감사위원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강 전 감사위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당선 시키기 위해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과 공모, 국회의원과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등에게 총 9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살포하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을 제시하며 이 전 부총장이 강 전 감사위원의 지시를 따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에 아무런 직책이 없던 강 전 감사위원이 직접 조직본부장을 맡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이 전 부총장에게 조직본부장 직책을 주고 강 전 감사위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그 근거로 강 전 감사위원은 이 전 부총장을 ‘아바타’라고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강 전 감사위원은 캠프의 조직구성이나 활동 등에 대해 구체적 인물을 거론하기도 한다. 또 강 전 감사위원은 이 전 부총장에게 송영길 캠프에서 일할 사람을 파견 받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전 감사위원은 “강래구 전 감사위원과 이성만 무소속 의원 등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정근이 돈을 달라 징징거렸다’고 말했다”며 “한때 동지라고 여겼던 사이인데 짠 듯이 저에게 인신공격성 덤터기를 씌웠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이어 “강 전 감사위원과 검찰 대질 조사 당시 (인터뷰한 것에 대해) 사과받기도 했다”며 “이성만 전 의원에게도 사과받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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