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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영국 자치령인 저지섬 당국은 아브라모비치의 자산에 관한 광범위한 예비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저지섬은 영국해협 채널제도 최남단의 영국령 섬으로, 거리상으로는 프랑스와 더 가깝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주로 잘 알려진 아브라모비치는 최근 몇 년간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저지섬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저지섬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등과 같은 조세 피난처다. 저지섬은 1조7000억달러(약 2184조원)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금융산업이 이 섬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저지섬 당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아브라모비치의 자산의 불법 취득 여부와 자산 신탁관리자가 규정을 위반했는지 등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브라모비치가 영국의 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 동업자가 있는지와 그가 1990년대 옛 소련 붕괴 후 석유 회사들을 차지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당국이 살펴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앞서 저지섬 법원은 지난달 아브라모비치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70억달러(약 8조 9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동결했다. WSJ는 아브라모비치가 저지섬에 등록한 법인들을 통해 부동산, 헬리콥터, 호화 요트 등을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진영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아브라모비치를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올리가르히들은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들이 재산 증식 과정에서 푸틴 정권의 비호를 받았을 뿐 아니라, 푸틴의 재산 중 일부가 이들과 연결돼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