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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60명 중 1명이 HIV 감염"…국가비상사태 선언한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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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I 2026.09.19 21: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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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신규 확진 2016명…전년보다 27% 증가
성적 접촉·마약 투약으로 확산, 치료율 22% 그쳐
정부, 무료 검사·예방약 확대…바늘·주사기 공급 추진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확산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성인 60명 중 1명꼴로 HIV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정부는 무료 검사와 치료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피지 수도 수바 외곽에서 의료지원단체 ‘메디컬 서비스 퍼시픽’의 문라이트 프로그램팀이 무료 HIV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피지 수도 수바 외곽에서 의료지원단체 ‘메디컬 서비스 퍼시픽’의 문라이트 프로그램팀이 무료 HIV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토니오 랄라발라부 피지 보건부 장관은 최근 HIV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감염 확산의 심각성과 시급하고 조직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인정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피지의 지난해 HIV 신규 확진자 수는 2016명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과 비교하면 16배 급증한 셈이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도 지난 16일 보도자료에서 HIV 신규 감염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피지를 꼽았다.

UNAIDS가 추산한 지난해 피지의 HIV 감염자는 약 9100명이다. 피지 정부에 따르면 성인 감염 비율은 5년 전 167명 중 1명에서 60명 중 1명 꼴로 증가했다.

그러나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아는 감염자의 비율은 39%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비율은 22%에 그쳤다고 UNAIDS는 설명했다.

임산부와 영유아 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임산부 100명 중 2명은 HIV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해 HIV를 가진 채 태어난 아기 59명 중 18명은 돌 이전에 숨졌다.

주요 감염 경로로는 성적 접촉과 주사기를 이용한 마약 투약 등이 지목됐다. UNAIDS는 감염 경로가 확인된 사례 중 절반 이상이 성적 접촉, 42% 이상은 주사기를 통한 약물 투약과 관련됐다고 밝혔다. 호주 ABC는 지난 18일 피지 HIV 대응 책임자 제이슨 미첼의 발언을 인용, 주사기 공동 사용을 막기 위해 멸균된 바늘과 주사기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레나타 람 UNAIDS 피지 담당 국장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께 성매매 종사자 집단을 중심으로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주사 약물 사용자 집단이 나타나며 HIV 감염률이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FP는 피지 등 태평양 섬나라들이 중남미·아시아산 마약을 호주와 뉴질랜드로 운반하는 경유지로 이용되면서 현지에서도 마약 유통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범죄 조직이 운반 등을 돕는 현지인들에게 돈 대신 마약을 지급하는 방식도 마약이 현지에 퍼지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피지 수도 수바의 주요 도로변에 HIV 예방·인식 개선을 위한 포스터가 게시돼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피지 수도 수바의 주요 도로변에 HIV 예방·인식 개선을 위한 포스터가 게시돼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피지 정부는 무료·자발적·비밀보장 원칙에 따른 HIV 검사를 확대하고, 감염 위험을 낮추는 노출 전 예방요법(PrEP)과 감염자 무료 치료의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주사 약물 사용자의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바늘·주사기 공급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며 관련 법 개정 또한 준비하고 있다.

UNAIDS는 피지의 대응 강화를 환영하며 감염인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먼 머피 UNAIDS 지역국장은 HIV가 일상적인 접촉으로 전파되지 않으며, 효과적인 치료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는 사람은 성관계를 통해 HIV를 전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지에 아직 감염 확산의 흐름을 바꿀 기회가 있다며 태평양 지역의 협력과 지속적인 국제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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