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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마셔도 더 좋은 커피로”…뜨는 원두커피, 지는 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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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7.20 15: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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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커피·전자동 커피머신 판매 쑥↑
코로나 끝났지만 커피값 급등에 변화 정착
선물 가격 안정에도…“가격 인하 아직 일러”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커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커피를 적게 마시되 더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커피 캡슐 대신 원두커피와 원두를 즉석에서 갈아 추출하는 전자동 커피머신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최근 1년간 영국의 원두커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정용 커피 전체 판매량 증가율인 2.8%를 크게 웃돌았다. 원두커피 판매액은 36.8% 늘었으며, 전자동 커피머신 판매 대수도 33.5% 증가했다.

커피(사진=게티 이미지)
커피(사진=게티 이미지)
최근 4년 동안 커피 시장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악천후와 작황 부진으로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원두 모두 2025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커피 로스팅 업체들은 여러 차례 가격을 올려야 했다. 영국의 가정용 커피 가격은 올해 5월까지 1년 동안 6.3% 상승했다.

그동안 로부스타 원두는 아라비카 원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에스프레소 블렌드와 인스턴트 커피 등에 널리 사용됐으나, 두 품종의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커피 관련 업체들은 비용 증가에 따른 마진 압박을 받고 있다.

원두커피 판매 증가는 영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5월까지 1년간 원두커피 판매액은 프랑스에서 35%, 이탈리아에서 33%, 독일에서 31.2% 각각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커피업체 라바짜의 주세페 라바짜 회장은 “캡슐에서 원두커피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FT에 “소비자들은 원두를 찾고 있으며 집에서 커피전문점의 경험을 재현하는 것을 즐긴다”며 “조금 덜 마시더라도 더 좋은 커피를 마시는 쪽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최대 커피 소비 시장인 독일에서 이러한 변화가 가장 앞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독일에서는 이제 원두커피 시장이 전통적인 분쇄커피 시장보다 커졌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트렌드 변화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카페가 문을 닫고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가정에서 커피 장비 구입이 늘었다. 이후에도 원두와 커피머신 판매가 계속 증가한다는 점은 이 같은 변화가 정착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감지된다. 닐슨IQ에 따르면 6월 27일까지 52주 동안 미국의 원두커피 판매량은 3.2% 증가했다. 반면 캡슐커피 판매량은 4.9%, 분쇄커피 판매량은 3.9% 각각 감소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선물가격이 지난해 고점 대비 하락했지만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해 업계는 소매가격 인상을 되돌리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라바짜 회장은 “가격 인하 가능성을 생각할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며 “가격표를 다시 올릴 가능성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갈된 재고를 다시 축적하려면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최소 두 차례의 풍작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예상치 못한 강우로 브라질의 현재 수확이 지연되고 있으며, 서리와 엘니뇨를 비롯한 각종 기상 위험도 여전히 공급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수년간 커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농가의 재정 상황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농가들이 수확한 커피를 즉시 팔지 않고 보유할 여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로스팅 업체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지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구매하고 있다.

라바짜 회장은 ”커피 시장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며 ”변동성은 이제 우리 사업 환경의 새로운 상수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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