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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4일 오전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이 대표가 2억원 상당의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주식을 보유하고도 국회 국방위원으로 활동한 점이 이해 충돌 방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국민의힘은 주장했다. 이 대표가 속한 상임위인 국방위는 방산업체의 사업을 허가·관리하는 방위사업청을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어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보유 주식 전량을 매도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여당은 책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뇌물을 받아 이미 뇌물죄가 성립된 후 뇌물을 돌려준다고 해서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전날 야당이 정진석 위원장과 권성동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한 데 따른 일종의 보복성 공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고 적어 친일 논란을 일으켰다. 또 권성동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민주당 정부에 있다가 또 윤석열 정부 밑에서 일을 하고 무슨 뻐꾸기인가”라며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을 하냐”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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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민주당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이스타항공 인사채용에서 야권 인사 청탁 정황을 지적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했다. 관련 의혹에 민주당 의원 2명을 거론해 이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주된 사유다.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 소속의 주철현, 김교흥, 노웅래 의원을 추가로 제소했다. 주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두고 “뻘짓거리 하다가 사고 당해 죽은 경우도 공상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또 김 의원은 야당의원인 이만희 의원에게 “버르장머리가 없잖아, 어디 감히 의원 발언에 대해”라고 했다. 노 의원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게 “한 마디로 맛이 갔던지 제정신이 아니에요”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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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난 6월30일 활동이 끝난 국회 윤리위가 재구성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이들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서를 심사할 곳이 없다는 얘기다. 지난달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에 윤리위 구성을 제안해 국민의힘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상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처리하기도 어려운 징계 요구서를 여야가 쏟아낸 덴 결국 정쟁만을 위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면 대결을 통해 지지층을 결속시키지 않고서는 상황을 주도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윤리특위 구성은 국회의장(이 맡은) 문제고 ‘우리는 우리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식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중도층을 생각하면 이렇게까지 극한대립 하지 않을 것이고 여야 모두 핵심 지지층 재결집에 혈안이 돼 있다”며 “윤리특위가 구성되더라도 결국 의원끼리 봐주기, ‘솜방망이’ 처벌을 했던 만큼 아무 실효성 없는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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