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너럴일렉트릭(GE) 존 플래너리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는 방안 등 구조조정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회사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최상의 사업구조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우리는 GE를 재건한다는 목표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26년 역사의 GE는 미국 제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직원만 30만명에 이른다. 항공,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석유 등 방대한 사업부를 보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행기 착륙 장치부터 병원 인큐베이터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 및 미디어 부문에까지 발을 담그는 등 지난 수십 년동안 미국에서 가장 크고 가치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 수년 동안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현금흐름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GE는 작년 배당금을 절반으로 줄이고 직원 1만2000명을 해고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1899년부터 배당금을 지급해온 GE가 이를 줄인 것은 대공황 시절이었던 1938년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플래너리 CEO는 배당금 축소에 대해 “회사를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GE는 또 회사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조명, 철도 사업 매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9년까지 200억달러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목표로, 현재는 베이커 휴즈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좀처럼 경영난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문어발식 경영 및 이에 따른 복잡한 회계 구조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경영방식은 과거 한 때 시너지를 내기도 했으나, 최근 수년 간은 회사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로버트 살로몬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GE는 과거 시대의 유물”이라며 “1990년대 잭 웰치 전 CEO에 대한 월가의 사랑이 GE가 다른 기업들이 실패를 겪었던 문어발식 확장에 나서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금융 부문의 대규모 손실도 악영향을 끼쳤다. GE캐피털은 이날 지난 해 4분기 62억달러에 달하는 세후 손실을 기록했다며 ‘어닝쇼크’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본 적정성을 회복하고 유동성을 보존하기 위해 모기업에 대한 배당 중단 등 다양한 전략을 발표했다. 하지만 GE캐피털은 분사 또는 분사 후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플래너리 CEO는 올해 봄까지 사업 재편 계획을 내놓겠다고 투자자들과 약속했다. 플래너리 CEO는 지난 해 “앞으로 몇 년 동안 회사를 간소화시킬 것이다. 전력, 항공, 헬스케어를 3대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조명, 운송 등 대다수 사업 부문은 축소시켜 소규모로만 운영할 예정”이라며 “2018년은 재조정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편 GE 주가는 지난 1년 간 약 40% 급락했다.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가 22.5% 급등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이날도 GE캐피털 어닝쇼크 등의 영향으로 GE 주가는 2.9% 하락해 주당 18.21달러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GE의 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향후 구조조정으로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웬의 구아탐 카나 애널리스트는 “GE 주가가 현재 주당 18달러선이지만 각 사업부의 총합으로 평가하면 주당 11~15달러선”이며 “이는 여러 사업부가 공존하는데 따른 혜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