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外人 인계 전 신체자유제한 최소화해야"…인권위, 경찰청장에 권고

염정인 기자I 2025.12.22 12:00:00

"임의동행·출석요구로 목적 달성 가능하다면 현행범 체포 선행될 필요 없어"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경찰이 미등록 외국인의 신병을 확보해 출입관리국에 넘길 때에는 신체의 자유 제한을 최소한으로 하도록 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인권위 제공)
인권위는 경찰이 미등록 외국인을 출입국 관서로 인계하기 전에 당국과 협의를 거쳐 도주 우려 등 현행범 체포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충분한지 따져보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지난 10월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경찰은 미등록 외국인의 신병을 확보하면 즉시 지방출입국에 인계해야 한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이 체류 자격이 지난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경찰조사를 마친 뒤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현행법 체포됐다.

체포과정에서 A씨는 인권침해를 당했다면서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진 출석한 상황에서 도주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행정이 차별적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약 복용을 위해 자택에 잠시 들렀는데 이 과정에 동행한 경찰이 주거지 출입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진입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당시 경찰이 “무조건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하고 지문 채취도 강제로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경찰관은 “(A씨는) 장기간 체류 기간 연장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며 “체류 연장과 관련한 소명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외국인 인적사항과 이미 말소된 내국인 주민등록번호를 번갈아 사용한 점을 봐도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거지에 들어간 점에 대해서도 “도주·증거인멸·자해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이뤄진 조치”라며 “협박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해당 경찰관이 신원 확인을 위해 지문을 채취한 행위나 압수한 증거물을 진정인에게 공개하지 않은 행위가 위법 또는 부당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A씨가) 출입국 관서로 인계되는 과정에서 출석서약서를 제출하고 석방됐다. 인신구속 이전 단계에서 현행범 체포의 필요성과 상당성 여부를 출입국 관서와의 협의를 통해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의동행이나 출석요구 등으로 목적 달성이 가능한 경우까지 신병 인계를 이유로 체포가 선행될 경우 불필요한 수준까지 기본권이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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