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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대의원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포기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대체후보로서의 자격을 꿰찬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서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을 받기 위한 광범위한 지지를 얻게 돼 영광이다. 조만간 공식 후보 지명을 수락하길 고대하고 있다”면서 “나는 우리당(민주당)을 완전히 통합하고, 우리의 국가를 통합하고, 11월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 자체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2538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해 1차 투표에서 요구되는 ‘매직넘버’(과반인 1976명)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응답자들이 반드시 해리스 부통령을 찍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안정권이라는 분석이다. AP통신은 “해리스 부통령 말고 다른 후보를 지명한 대의원들은 없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한 지 하루 만에 과반 이상 대의원을 확보한 것이어서 해리스 부통령의 인기가 예상보다 높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바이든 대통령 사퇴 이후 미 유권자 4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5%,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사퇴 전 6%포인트였던 격차를 2%포인트로 줄인 것이다.
더구나 민주당의 온라인 소액 후원 사이트인 액트블루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사퇴 당일 대선캠프에 기부금 6600만달러 이상이 들어온 데 이어 다음날에도 2400만달러가 추가로 들어왔다. 액트블루는 “카멀라 해리스 캠페인이 론칭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기부금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며 자신을 지지해 준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하며 대권 도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성명에서 “이번 대선은 두 가지 다른 비전 사이에서 명확한 선택을 제시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가 완전한 자유와 권리를 누리기 이전의 시대로 미국을 되돌리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나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낙태와 관련한 여성의 선택권을 보호하며, 모든 사람들이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서 앞서 나갈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미래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외에도 “앞으로 몇 달 동안 나는 미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의제) 선상에 올라와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며 유세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는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제이미 해리슨 의장은 이날 오하이오주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8월 7일까지 대선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NN방송은 이른 시일 내에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확정하기 위한 온라인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