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서울' 추진한다는데…한은 "거점도시 중심 균형발전해야"

하상렬 기자I 2023.11.02 14:00:00

한은 '지역경제포럼'서 BOK이슈노트 발표
韓, OECD 26개국 중 수도권 비중 '압도적' 1위
수도권 집중, 지역간 고용지표·경제성장률 격차 확대시켜
"권역별 거점 대도시 중심 산업규모·도시경쟁력 제고 필요"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여당이 김포시를 비롯한 서울 근접 도시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등 ‘메가 서울’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거점도시 중심의 균형발전을 제안했다.

사진=이데일리DB
정민수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차장은 2일 서울 소공로 한은 신관 본관에서 처음으로 열린 2023 지역경제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역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라는 제하의 BOK이슈노트를 발표했다. 정 차장은 “우리나라는 국토 11.8%의 수도권에 절반이 넘는(50.6%) 인구가 집중돼 인구규모를 고려해도 수도권 집중이 주요국보다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 국가중 우리나라 수도권 비중은 1위인 반면, 2~4위 도시 합산 비중은 16위로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주로 지역간 이동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중 대부분은 청년층(15~34세)이 차지했다. 청년층의 지역간 이동은 2015년 이후 확대됐다. 정 차장은 “2015~2021년 수도권 인구증가의 78.5%는 청년 유입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호남, 대경, 동남권 인구감소의 각각 87.8%, 77.2%, 75.3%가 청년 유출”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이동은 기대소득과 함께 문화·의료 등 서비스의 지역간 격차가 커진 데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2015년과 2021년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를 비교하면 모든 부문에서 확대됐다. 월평균 실질임금은 34만원에서 53만원으로 커졌고, 고용률은 3.8%포인트에서 6.7%포인트, 1만명당 문화예술활동건수는 0.77건에서 0.86건으로 증가했다.

개인특성도 있었다. 여성이거나 부모의 소득수준과 교육수준이 높으면 비수도권 대학 졸업 후 수도권 이동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면 대학 졸업 이후 비수도권 잔류 대신 수도권 이동 확률이 7% 늘었고, 부모 월소득이 500만원 이상이면 이동 확률이 19% 상승했다. 아버지가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졌으면 수도권 이동 확률이 36% 올랐다.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은 지역간 고용지표와 경제성장률 격차를 확대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 유출지역은 노동공급 감소에 따른 노동시장 미스매치로 실업률이 상승하고 고용률은 하락했다. 특히 이동성향이 강한 고학력자 유출은 인적자본 축적을 저해, 지역의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훼손하는 것으로 나왔다. 대졸 이상 청년층의 순유출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향후 5년간 평균성장률이 0.05~0.0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층 이동은 전국 출산율 감소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청년 유출지역 출산이 급감할 뿐 아니라, 수도권의 출산 증가가 이를 상쇄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이는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적자본 투자로 출산이 지연되기에 수도권의 출산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은 데 기인한다.

정 차장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전환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수도권에서 양질의 일자리와 서비스 제공을 위해 권역별 거점 대도시를 중심으로 산업규모와 도시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도시보다 도지역에서 수도권 이동 성향이 훨씬 강하고, 인구감소 시대에 비수도권 중소도시가 고성장하기 어려운 점과 비수도권의 방사형 도로망 등을 고려하면, 거점도시 위주의 성장 전략이 효율적이고 실현가능한 균형발전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물레이션 결과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진다면, 30년 후인 2053년 수도권 인구비중이 절반 아래로(49.2%)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됐다. 이와 더불어 지역간 출산율 차이에 따른 효과로 전국 인구가 약 50만명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편 정 차장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메가 서울’과 이번 연구는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가 서울 개념과 별개로 연구를 진행했다”며 “메가 서울에 대한 평가를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메가 서울

- 與 “부산·경남 통합, 대전 메가시티 전략도 논의…통합 특별법 추진” - 오세훈 시장, 내일 이동환 고양시장 만나 '메가시티' 논의 - '메가시티' 오세훈 "이견 확인"·김동연 "총선과 함께 사라질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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