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단법인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이하 선양회)는 29일 “시 전문 계간지로 새로 출발하는 ‘유심’은 만해의 민족의식과 자유 평등사상을 계승하고자 한다. 각박한 개인의 삶과 혼돈의 사회 현실 속에서 참다운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 정신의 회복에 앞장서고자 한다”며 재창간을 알렸다.
재창간호 첫 초대시인으로 문태준 시인이 선정됐다. 문 시인의 신작 시와 에세이를 소개하고, 황동규·정호승·오세영·김승희·김언 등 저명한 중견·원로 시인들의 신작 시들을 수록했다. ‘다시 읽는 만해 한용운’ 코너에 만해의 ‘조선불교유신론’을 새 번역으로 게재했다.
‘유심’(惟心)은 만해 한용운이 1918년 9월 1일 창간했던 불교 잡지다. 창간한 그해 12월 통권 3호까지 내고 종간했다. 민족 독립과 사회 계몽을 표방했던 ‘유심’에 만해는 자신의 시와 논설을 비롯해 소파 방정환의 글 등을 수록했다.
불교 승려이자 시인이었던 무산 조오현(1932~2018) 스님에 의해 2001년 시 전문 계간지로 복간돼 격월간과 월간으로 발행되다가 2015년 12월 통권 92권을 끝으로 다시 종간됐다.
권영민 발행인은 “문학 독자들이 형편없이 줄고 있고 또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는 해괴한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인간성의 파괴라고 할 만큼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만해 선생이 ‘유심’을 창간하고 무산 스님이 복간했던 정신을 되살리고자 한다고 했다.
신달자 편집주간은 “상생의 바람과 소망, 문학과 시가 갖는 이 시대 절실한 마음을 서로 공유, 이해하는 잡지로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선양회는 ‘유심’의 재창간을 계기로 다양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내년부터 ‘무산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선양회가 매년 시상해오던 ‘유심작품상’을 확대 발전시킨다. 다음 달 23일 서울성북동 무산선원에서는 전통차문화축제와 시 낭송 음악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