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안성기가 걸어온 길

최희재 기자I 2026.01.05 10:25:21

대중문화계 발전 이끈 ''국민 배우''
70년 연기 인생…후배 배우에 모범
쓰러지기 전까지 ''영화 열정'' 불태워
유니세프 친선대사 활동…봉사 앞장

[이데일리 최희재 기자] 배우 고(故) 안성기가 우리의 곁을 떠났다. 대중문화와 영화의 발전을 위해 힘쓴 고 안성기의 별세에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안성기(사진=이데일리 DB)
고인은 5일 오전 9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고인은 지난달 30일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일 방송한 채널A 뉴스에 따르면 안성기는 의식불명에 빠지기 약 5일 전까지도 이사장으로 있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회의를 직접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5일 “배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품격과 책임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선후배 예술인들과 현장을 존중해 온 진정한 의미의 ‘국민배우’였다”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1952년생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950년에 태어난 고 안성기는 1957년 일곱 살의 나이에 고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했다. 그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을 영화에 바치며 국민배우로 사랑받았다.

이후 그는 영화 ‘10대의 반항’으로 그해 문교부 우수국산영화상 소년연기상과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소년특별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안개마을’, ‘적도의 꽃’, ‘무릎과 무릎 사이’, ‘어우동’, ‘이장호의 외인구단’, ‘황진이’, ‘그대 안의 블루’, ‘투캅스’, ‘영원한 제국’,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실미도’,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영화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했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을 진단 받고,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추적 관찰 중 암이 재발해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를 받아왔다. 병마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 전까지, 고인은 수십년 연기 인생 동안 논란 한 번 없이 후배·동료 배우들의 모범이 됐다. 셀 수 없이 많은 배우들이 그를 롤모델로 꼽기도 했다.

2023년 안성기와 이주영의 모습(사진=이주영 SNS)
최근 고인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미담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라디오스타’ 등 안성기와 다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배우 박중훈은 최근 자신의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간담회에서 “안성기 선배님이 개인적으로 통화나 문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되신다”며 “말을 덤덤하게 하고 있지만 슬프다”고 털어놨다.

배우 이주영은 지난 2023년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과거 신인이었던 자신을 챙겨줬던 선배 안성기에 대한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이주영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이셨던 선생님이 아무도 모르는 신인배우에게 단편영화 잘봤다고 해주시고 주영이라고 이름을 불러주셨다”며 “어색해하던 저를 아빠같이 챙겨주셨던 따뜻한 마음의 여운이 몇 년동안 가시지 않았습니다”라고 전했다.

배우 윤경호는 2022년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에 출연해 “안성기 선배님께서는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고생하는 것 같으면 직접 자리를 권하거나 난롯가로 불러 챙겨주셨다”며 존경을 표했다. 배우 탕웨이 역시 2015년 탕웨이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고인이 자신을 배려해준 일화를 전한 바 있다.

고인은 대중문화의 발전뿐만 아니라 기부 및 봉사에도 앞장서며 선한 영향력을 펼쳐왔다. 그는 1980년대부터 UN 산하 아동구호기관 유니세프에서 봉사를 해왔다. 1992년 12월 유니세프한국사무소 특별대표로 임명됐고 1993년 5월 친선대사에 임명돼 활발히 활동하며 구호 활동에 힘썼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할 당시 기념곡 ‘코이노니아’ 홍보 영상 제작에 큰 공헌을 했고, 방한 마지막날 진행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독서자로 나서 성경 문구를 낭독하기도 했다.

젊은 세대에겐 ‘커피 아저씨’로도 기억된다. 고인은 무려 38년간 커피 브랜드 맥심의 광고모델로 활약했다. 그의 친숙하고 따뜻한 이미지는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기도 했다.

영원한 국민배우로 남을 고 안성기의 별세에 대중 역시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고인의 장례 절차는 영화인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되며, 발인은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에 마련된다. 후배 배우이자 소속사 대표인 이정재, 정우성이 운구를 맡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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