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거리두기 완화로 오랜만에 회식 자리에 참석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가 잡히지 않아 몇 시간을 고생하고 나자 다시 회식에 참여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겨우 잡아 탄 택시 기사에게 왜 이렇게 택시가 잡히지 않는지 묻자 “저도 이번 달까지만 일합니다”란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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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완화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활기를 찾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지만, 택시가 증발하면서 영업 정상화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회복세로 숙박·음식점업을 비롯해 모든 분야의 일자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택시업만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4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75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5만6000명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4개월 연속 50만명 이상이 늘었고, 특히 모든 산업, 모든 연령 계층에서 피보험자가 증가했다.
하지만 택시운송업종만 거의 유일하게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택시운송업종의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동월대비 8700명 줄었다. △2021년 11월(-1만1700명) △12월(-1만400명) △2022년 1월(-9800명) △2월(-8700명) △3월(-8300명) 등 회복 기미가 요원한 상황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보험에 가입된 택시기사는 대부분 법인 택시기사로 볼 수 있다”며 “법인 택시기사는 12만명 수준이던 2016년부터 미세하게 감소하다가 2020년 2월 10만3000명에서 3월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택시운송업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는 2020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속 감소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평균보다 2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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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는 코로나19 때 수익이 늘어난 배달 기사 등 플랫폼 근로자로 직종을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 음식 배달을 포함한 퀵서비스 기사는 올해 1월부터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뒤 석 달 만인 지난 4월11일 기준 가입자 수가 16만681명에 달했다. 또 전체 플랫폼 종사자 고용보험 가입자 약 25만명 중 40대 비율이 29.1%로 가장 높았고, 50대(25.4%), 30대(22.7%) 순으로 많았다. 택시업종 주요 종사자 연령대랑 비슷한 분포를 보이는 셈이다.
이에 코로나19 회복세에도 택시업종 종사자가 현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용부는 택시운송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지원하도록 했지만, 이미 사납금 등 택시운송업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인력 감소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택시업종의 늘어난 수요와 공급이 아직 고용보험 가입자에 반영되지 않은 측면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가입자 감소폭이 큰 만큼 과거 수준으로 회복할 것인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