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 축제 뒤 대규모 반품 행렬…美 유통업계 '긴장'

이소현 기자I 2024.12.02 15:06:09

5년새 美온라인 반품률 15% 급증…수익성↓
반품 배송비 부과업체 작년比 20% 늘어
엄격해진 반품 정책에 소비자 불만도↑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해 연말 시즌 전후로 쇼핑이 활발히 진행되는 만큼 반품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긴장태세다.

29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쇼핑몰에서 쇼핑객들이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배너를 지나가고 있다.(사진=AFP)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년간 온라인 반품률이 급증하면서 소매업체와 소비자 사이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택배 활성화 등 영향으로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판매 실적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해 강한 판매 실적을 보여줬다. 전체 소비자들의 지출 성향을 보면 오프라인 매출은 0.7% 늘어난 데 비해 온라인 매출은 14.6% 증가해 온라인 쇼핑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런 판매 성장 이면엔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반품 리스크도 안고 있다. 소매업체를 위한 고객 경험 관리 플랫폼 나르바와 전미소매연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반품률은 2019년 대비 약 15% 증가했다. 반품 사기도 증가하고 있는데 작년엔 반품의 약 14%가 사기였다.

소매업체들 중에서 반품 배송비를 부과하는 비율은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이에 삭스 피프스 애비뉴, 아베크롬비 앤 피치, 자라 등 패션브랜드는 반품 수수료를 부과하고 반품 기한을 단축하는 조처를 하기도 했다.

일부 소매업체들은 반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H&M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개인화된 배송 및 반품 수수료를 제공하고, 반품률을 줄이며 수익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 토트(Tote)라는 피팅룸 예약 플랫폼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입어볼 수 있도록 예약 서비스를 제공해 반품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반면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에서 사이즈 불일치 문제로 여러 사이즈를 주문하고 반품을 반복하게 된다고 항변한다.

소매업체들의 반품 수수료 부과에 반기를 든 소비자들은 반품 정책과 상품 리뷰를 더 신중히 확인하거나 반품 수수료를 부과하는 소매업체에서 아예 구매를 중단하는 등 기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다.

공급망 관리 회사인 블루욘더가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반품 정책이 더 엄격해졌다는 사실을 인식한 소비자 중 3분의 2 이상이 구매를 꺼린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2023년 59%에서 증가한 수치다.

반품에 대한 단속이 지나치게 엄격해져 소비자로부터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 일례로 한 틱톡커가 삭스 피프스 애비뉴에서 695달러짜리 드레스를 구매한 후 데오도란트 얼룩이 묻었다는 이유로 반품을 거절당한 문제를 소셜미디어(SNS) 틱톡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틱톡커는 얼룩이 없다고 주장하며 영상을 올린 뒤 이슈가 되자 사측으로부터 환불 처리를 받을 수 있었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는 반품 처리에서 실수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반품 정책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반품률과 반품 사기를 줄이기 위한 것인데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재고를 하게 되고, 특히 온라인 쇼핑에서의 구매 결정을 신중하게 내리게 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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