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품 가격 인상이 유니레버에 이득만 된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지갑을 닫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유니레버는 특히 유럽 시장에서 브랜드 점유율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유니레버는 가격 인상을 계속할 계획이다. 경기침체가 오면 판매량이 더 감소할 텐데, 이를 상쇄시키고 이익을 내려면 가격 인상밖에는 답이 없기 때문이다. 엘런 조프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는 “경기침체가 정말 올지 안 올지는 더 지켜볼 상황이지만,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 시기를 헤쳐나가는 것은 오로지 우리 브랜드 파워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식음료 기업 코카콜라도 2분기 제품 가격을 전년동기대비 5% 올렸다고 발표했다. 코카콜라의 경우 가격 인상 후에도 판매량은 떨어지지 않았다. 다만 경기침체가 닥치면 더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는 코카콜라를 찾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보통 경기침체 때 소비자들은 자동차나, 침대 매트리스 등 상대적으로 비싼 임의 소비재 구매를 중단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는 가격이 저렴한 필수 소비재에 대한 소비도 줄인다”라며 “일부 국가에서 몇 가지 제품군을 관찰해보면,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과 함께 더 저렴한 제품군을 출시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불황을 돌파하려는 기업도 있다. 맥도날드는 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몇 개의 할인 메뉴를 선보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원가 상승은 가격 인상으로 상쇄하고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끌어보겠다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2분기 매출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략적인 메뉴 가격 인상”이 이끌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소비자 심리는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컨퍼런스보드에서 발표한 7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95.7을 기록해 지난 2021년 2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