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어느 새 숙취해소음료 대표주자 자리에 `콩나물 속 아스파라긴`을 밀어내고 `헛개나무`가 꿰차고 앉았다.
한 해 1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숙취해소음료 시장에서 `헛개나무 추출물`이 간 기능개선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헛개나무`로 만들어진 모든 제품은 먹으면 좋은 것일까?
최근 나천수 전남대학교 교수팀은 헛개나무에서 추출한 물질이 알코올성 간 손상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나 교수가 지난 1996년부터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헛개나무 열매추출물을 매일 섭취한 표본에서 12주 후 알콜성 간 장애의 지표인 `감마-GTP`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천수 교수는 "헛개나무의 열매 추출물이 간에서 작용하는 알콜분해효소를 활성화시켜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음주로 손상된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헛개나무의 이러한 효능은 옛 의학서적에도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의 맹선이라는 사람이 쓴 <식료본초>에는 `헛개나무로 집을 수리하다가 잘못해 토막 하나를 술독에 빠뜨렸더니 곧 바로 모든 술이 물이 됐다`고 적혀 있다.
서송의 <도경본초>에도 헛개나무를 기둥이나 서까래로 써서 집을 지으면 그 집 안에 있는 술이 모두 물이 되고 만다고 기록돼 있다. 이밖에 <본초강목>, <성혜방> 등도 헛개나무를 `지구자`라고 부르며 술 등으로 망가진 간·대장의 회복을 도와준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헛개나무 붐이 불기 시작했다. 이렇다 보니 저질제품이 양산·판매되면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개중에는 식품에서는 금지한 `효능·효과`를 앞세우며 무작정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곳들도 부지기수다.
식약청이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한 제품은 헛개나무 열매의 추출물로 만든 제품 등 극히 일부로 한정돼 있다. 따라서 헛개나무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정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게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특히, 너무 적게 또는 많게 먹는 것도 좋지 않은 만큼 헛개나무열매추출물 1일 권장 섭취량(2460㎎ 내외)을 지키는 것도 현명하다. 특히, 헛개나무의 열매 대신 잎·껍질·목부 등을 달이는 등의 방법으로 임의로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