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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익·무료 여행 노렸는데”…티메프 사태에 ‘상테크족’ 울분

김형일 기자I 2024.07.29 15:57:27

상테크족 "살림 도움되고 싶었는데 못쓰게 됐다"
몇 달 전부터 할인율 수상하게 여긴 상테크족도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티몬·위메프 등 큐텐 계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로 상테크(상품권 재테크)족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 상품권 사용은 물론 현금화할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29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정산·환불 지연 사태 여파로 상테크족들은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을 잃게 됐다. 문화상품권 업체 해피머니, 컬쳐랜드가 환불 중단·사용처 제한, 핀테크(금융+기술)인 네이버페이와 페이코 등이 포인트 전환을 중단해서다.

문화상품권이 한순간에 휴지 조각이 되면서 상테크족들은 울분을 통하고 있다. 일례로 50대 남성 A씨는 “살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월초 티몬을 통해 문화상품권 100만원어치를 구매했고, 해피머니에 충전했다”며 “환불이 중단은 물론 사용처가 제한되면서 돈은 쓸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티몬은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8~1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권을 판매했다. 통상 상품권 할인율이 2~3%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지난달 티몬이 진행한 ‘북앤라이프 8% 할인 딜’은 준비된 수량이 모두 매진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티몬이 부족한 자금을 메꾸기 위해 이벤트를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벤트를 수상하게 여기는 상테크족도 있었다. B씨는 “3년간 상테크를 통해 돈을 벌었다”며 “근데 몇 달 전부터 할인율을 자꾸 인상하는 게 이상했다. 5만원권 가격이 4만7000원대에서 4만6000원대로 떨어졌다”며 “특히 이커머스에서 구매하는 상품권은 선결제 방식이라 몇 달 후에 사용이 가능하다. 불안해서 아내와 논의한 끝에 상테크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상테크는 무료 항공권을 얻고 싶거나 투자를 통해 이문을 남기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다. 먼저 항공권을 무료로 얻고 싶은 이들은 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면서 상품권 구매를 전월 이용금액(실적)으로 인정하는 신용카드를 활용한다. 통상 월 상품권 구매 한도는 100만원인데 12개월 동안 한도를 꽉 채운다면 제주도행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마일리지가 쌓인다.

투자가 목적인 상테크족들은 현금 대비 저렴한 문화상품권을 대량으로 구입한 뒤 환불을 통해 현금화한다. 통상 상품권은 현금 대비 2~3%의 할인율이 적용되는 데 100만원을 구매했다고 가정하면 97만원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신용카드 할인까지 더해지면 금액은 더 떨어진다. 핀테크 업체 포인트로도 현금화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수수료는 미미해 이문이 남는다.

한편, 법적으로 문화상품권과 백화점상품권을 이용한 상테크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소득 증대를 위한 지역상품권의 경우 부정하게 사용하면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부정 유통에 연루된 가맹점은 1년 이내에 재등록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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