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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선 평가 경청토론회에서 외부 전문가에게 대선 패배 1차 총괄평가를 들었다.
유승찬 정치컨설턴트 스토리닷 대표는 주제 발표를 통해 20대 대선에 대한 평가를 “수치적으로 석패지만 가치적으로는 참패했다”며 “특히 이재명의 석패, 민주당의 참패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막판 추격전은 높게 평가하지만 역사상 가장 약한 상대 후보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며 “기본소득과 대장동 사건, 반여성주의 등 상대당의 이슈 대응에 우왕좌왕했다. 172석을 가진 거대 여당이 이번 대선에 임하는 주세는 주먹구구 그자체였다”고 말했다. 그는 “뭉뚱그려 `졌잘싸` 프레임에 갇히면 답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만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유 대표는 “대전환시대를 열어갈 진보적 가치가 있었을까. 불평등 극복과 다원주의 시대의 가치를 실현할 민주당다움이 부재했다고 보인다”며 “공동체와 약자에 대한 헌신을 잃으면 민주당다움을 만들 수 없다.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이 선거 막판엔 국민통합 정부를 내세우고 정치개혁을 당론으로 채택해 신속하게 개혁 과제를 이뤄내는 것에 대해선 앞으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채개혁 당론 채택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이 얻은 가장 큰 성과다”라며 “올라와 있는 정치개혁안은 단 한 개라도 처리해야 역풍이 오지 않는다. 유야무야하면 반드시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강우진 한국선거학회 회장(경북대 교수)도 주제 발표를 통해 “누구 때문에 졌는가, 누구 때문에 그나마 거의 이길 뻔 했는가와 같은 논쟁은 생산적이지 않다”며 “문재인 지지율, 이재명 지지율 평가보다는 근본 문제를 장기적으로 봐야한다”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번 20대 대선 패배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었던 민주당이 정체성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산층과 서민의 당인 민주당이 20대 청년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급에서 제대로 소구하지 못했다”며 “야당이 된 것은 위기이자 기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단, 무당파 집단 등 취업 문제와 주택 문제 등을 지지층을 마이크로 단위로 나눠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조기등판론`에 대해서 “후보를 아껴야 한다”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 유 대표는 개인적 견해로 “이 상임고문이 2024년에 총선에 나와 국회의원을 하고 당대표를 거쳐 다음 대선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이번 6·1 지방선거 전략으로 `민생 선진국`을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민이 뽑아서 안보와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 국회의원은 시민이 뽑고, 지방선거는 주민이 뽑는다”라며 “주민에게는 정치 구도화보다 삶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과감하게 30대 여성을 서울에 공천해 제대로 된 선거를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전열을 정비해 우리의 2030 자산을 많이 축적해서 성장할 수 있는 그림으로 선거 전략을 짰으면 좋겠다”고 다소 파격적인 발언도 했다. `청년정치 이니셔티브 플랜`을 세워 지방선거 등에 획기적인 전진배치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0.73%포인트에 매몰되면 지엽적인 평가에 갇힐 수 있다”며 “민주당의 지지율을 1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근본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이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더민초는 다음 토론회에서는 민주당 대선 패배 요인으로 손꼽히는 `부동산`과 `2030`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듣는다. 고 의원은 “국민 고통의 근본적인 원인이 뭔지 분석하고 이를 극복해 안정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지 전략적인 과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