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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요즘 정치권 일각에서 갑자기 ‘통일을 추진하지 말자, 통일이라는 말은 이야기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대한민국 헌법이 명령한 자유민주주의 평화 통일 추진 의무를 저버리는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평화적 두 국가론이 과연 가능이나 한 얘기인가”라며 “통일을 포기하면 남북의 갈등과 대립은 더 첨예해지고 한반도의 안보 위험도 더 커진다”고도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주 “통일, 하지 말자”며 “객관적인 현실을 수용하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통일은 후세대에 맡기고 현재는 독립국가로서 남·북한 평화 구축에 주력하자며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규정한 헌법을 개정하고 통일부와 국가보안법도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여권에선 임 전 실장이 북한이 주장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추종하는 것 아니냐고 맹폭하고 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임 전 실장을 겨냥해 “평생을 통일운동에 매진하면서 통일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이야기하던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자 갑자기 자신들의 주장을 급선회했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늘 평화적인 자유통일을 주장해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평화적인 자유 통일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평화통일 의지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통일정책을 ‘흡수통일론’이라고 비판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등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주 윤석열 정부 통일정책에 관해 “‘힘에 의한 평화’만을 외치며 대화를 포기하고 사실상 흡수통일 의지를 피력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덤핑 수주론’에 “기업 돕진 못할 망정 훼방해서야”
이날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수력원자력 컨소시엄(팀 코리아)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둘러싼 야권 공세에도 “개탄스럽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권 일각에서 체코 원전 사업 참여를 두고 ‘덤핑이다, 적자 수주’라며 근거 없는 낭설을 펴고 있다”며 “사활을 걸고 뛰는 기업들과 협력업체들, 이를 지원하는 정부를 돕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훼방하고 가로막아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쟁은 국경선에서 멈춰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국민을 위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컨소시엄은 올 7월 4000억 코루나(약 24조 원) 규모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체코를 방문해 두코바니 원전을 포함한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두고 야권에선 ‘덤핑 수주’ 의혹을 제기하며 “이대로 가면 수조 원대 손실이 발생해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