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방인’ ‘페스트’ 등 걸작을 써낸 알베르 카뮈(1913~1960)가 칭송한 시인 ‘르네 샤르’(1907~1988)를 두고 한 말이다.
샤르는 카뮈를 비롯해 푸코, 피카소 등 시대를 이끄는 사상가들의 칭송을 받았다. 살아생전 30여 권에 달하는 시집을 남겼음에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르네 샤르의 한글 번역 시집이나 그에게 온전히 할애된 저작도 없었다. 샤르는 카뮈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는 낮지만, 카뮈에게 문학적 큰 영향을 준 인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 문학 전문가 이찬규 숭실대 불문과 교수가 국내 처음으로 샤르의 평론집을 펴냈다. 책 ‘시는 언제나, 르네 샤르’(그린비)에는 샤르의 시와 삶을 섬세하게 담았다. 이 교수에 따르면 그의 시에는 고향의 자연에 대한 서정과 레지스탕스(저항군)로 활동했던 열정이 온전히 담겨 있다. 시의 한계와 근원을 동시에 헤아리면서 생겨난 이질감과 난해함이 읽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
샤르는 말년에 눈이 보이지 않았다. 프랑스가 나치에 점령당했을 당시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다가 눈을 다쳤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샤르는 “우리의 어둠”에 대해 이렇게 썼다. “우리의 어둠 속에는 아름다움을 위한 자리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자리가 아름다움을 위한 것입니다.”
나희덕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한국 독자에게 선물 같은 책”이라고 했다. 나희덕은 “그동안 한국어로 번역된 시집이 없어 명성으로만 듣던 르네 샤르의 시와 삶을 우리는 비로소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리옹II 대학교에서 문예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아르튀르 랭보가 시 절필 후 쓴 편지들, 크리스티앙 보뱅, 그리고 촉각에 대한 글을 읽거나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