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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 같은 제안은 미국·우크라이나·유럽의 지도자 및 고위 당국자들이 독일 베를린에서 종전안을 두고 이틀간 진행한 협상에서 나왔다.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안보 보장에는 감시, 검증, 충돌 방지 조치가 포함되며, 러시아가 평화협정을 위반하고 다시 공격할 경우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 명시될 예정이다. 또한 러시아군을 억제하기 위한 무기 제공도 포함된다.
WSJ은 미국이 나토 헌장 5조에 준하는 안보 보장을 약속함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협정에 서명하는 데 큰 걸림돌 하나가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미국의 명확한 군사적 지원 확보를 종전 합의의 선결조건으로 강조해 왔다.
영토 문제는 여전히 평화협정의 핵심 걸림돌로 남아 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를 포함한 돈바스 전역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 지역에서의 병력 철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아직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주 일부에 비무장 경제지대를 조성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안보 보장 약속이 우크라이나에게 영토 문제에서 양보를 압박하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는 해석도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안보 보장 논의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영토 문제에 있어 입장 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베를린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나토 헌장 5조에 준하는 수준의 안보 보장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에 대한 진전이 있다”며 “군이 작업한 세부 내용은 아직 초안이지만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러시아가 작성한) 초기 제안서에 담겼던 ‘파괴적’인 일부 내용은 삭제됐지만,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국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화협상 타결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며 “미국은 유럽과 함께 안보 보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말해 우크라이나는 이미 영토를 잃었다”며 “상황은 겉보기에는 잘 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해, 협상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영토 양보를 압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