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 상록구역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 안모(72)씨는 양문석(안산갑)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편법 대출’ 의혹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생각보다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씨는 선거 현수막을 가리키며 “그 불법 대출이 양문석 저 사람이야?”라면서도 “저기 김남국도 의원하는 거 봐봐. 선거 영향 클진 몰라, 몰라”라고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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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이데일리가 만난 안산 유권자들은 모두 ‘민주당 강세’를 힘줘 말했다. 안산의 경우 선거구 조정으로 상록갑·을, 단원갑·을 등 4개 선거구에서 안산 갑·을·병 등 3개로 줄었다. 현역 의원은 모두 민주당이지만 그중에서도 상록구가 포함된 안산갑의 경우 19대 총선부터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내리 3선을 하며 진보세가 유독 강한 곳으로 꼽힌다.
사실상 ‘당선 유력’이었던 양문석 후보가 편법 대출 논란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진 표심에 영향을 주지 않는 모양새다. 상록구 본오3동에서 만난 홍모(66)씨는 “(대출 논란) 그거 때문에 시끄러워져서 머리가 아픈데 그렇게 큰 영향을 없을 거야”라며 “여긴 전라도 출신이 많아서 워낙 민주당세가 강하잖아”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과거 대학생 딸 명의로 받은 사업자 대출금 11억원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자금으로 활용하며 ‘편법 대출’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업계 관행”이라고 해명하며 국민의힘에게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1일 대검찰청에 양 후보를 고발하는가 하면 대출을 시행한 대구수성새마을금고를 찾아 양 후보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에선 대통령실 출신인 장성민 후보가 출마해 양 후보와 겨루고 있다.
양당의 네거티브전이 거칠어지면서 안산갑 유권자들은 양 후보 논란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피로감을 내비쳤다. 60대 여성 A씨는 편법 대출 논란을 묻자 “나라가 시끄러워 죽겠어. 다들 치고받고 싸우기나 해”라며 “서로 나쁜 말만 해대는데 너무 피곤하다”고 신경질을 냈다. 80대 여성 이모씨 또한 “난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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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완전히 물갈이된 것에 대해 유권자들은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산 현역인 전해철(상록갑·3선), 김철민(상록을·재선), 고영인(단원갑·초선), 김남국(단원을·초선) 의원 모두 공천을 받지 못했다. 안산을에선 서정현 국민의힘 후보와 김현 민주당 후보가, 안산병에선 김명연 국민의힘 후보와 박해철 민주당 후보가 겨룬다.
70대 남성 박모씨는 “여기 후보가 너무 많이 바뀌어서 난 우리 동네에 누구 나오는지도 몰라”라며 “현역은 비명계라 다 떨어졌나 본데 지금 나온 후보들 중에 안산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을걸”이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조모(57)씨 또한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정말 생소한 후보가 나왔다”며 “민주당 공천이 너무했다.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뽑을 것”이라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를 언급했다.
대표적인 스윙보터(특정 지지 정당이 없는 유권자)인 2030세대 유권자들은 제3당을 대안으로 내세우거나 정치에 무관심했다. ‘안산 토박이’ 심모(29)씨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너무 썩은 것 같다”며 “비례 대표로 개혁신당을 뽑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고심했다. 직장인 최모(31)씨는 “지금 현역 국회의원이 누군지도 모른다. 투표도 별로 할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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