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현금 대신 시드권을 걸고 하는 홀덤 대회를 개최한 혐의로 40대 초반 대회사 대표 A씨와 직원 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구속된 A씨와 공범인 직원 2명은 6월 초 송치됐으며, 나머지 직원 9명은 12일 송치될 예정이다. 대형 홀덤 대회사의 위법행위와 관련해 관계자가 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드권을 상금으로 걸고 실제 게임을 운영한 홀덤펍의 업주와 딜러·대회 홍보자·시드권 판매상 등 204명도 도박장소개설 방조 혐의로 검거됐다.
◇ 수도권 대형 호텔 빌려 47차례 불법 홀덤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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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대회 개최 비용과 회사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장당 현금 10만원과 동일한 가치의 시드권을 판매·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홀덤 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개인이나 제휴·가맹 홀덤펍이 판매 대상이었다. 시드권을 구매한 개별 홀덤펍에서는 방문객들에게 참가비를 받고 자체 홀덤 대회를 열었고, 승자에게 A씨가 주최하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시드권을 상금으로 지급했다. 시드권을 받은 이들은 시드권 제출 수량을 모아 A씨가 주최하는 대회에 참가했다. 또 오픈채팅방 등에서 개인 간 거래를 통해 현금으로 시드권을 구매해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A씨 등은 자신들이 판매, 유통한 시드권을 간접 베팅하는 방식의 홀덤 대회를 설계하고 지난해 6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 참가하려면 시드권 500장을 제출해야 했다. 이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참가자 206명에게 시드권 총 1만 300장(시가 10억 3000만원)을 받았다. 이른바 ‘텍사스 홀덤’ 게임을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한 뒤 시드권 판매 금액의 80%인 총 8억 2400만원을 순위에 따라 상금으로 제공했다. 1등 참가자는 1억 7000만원 상당을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 현금 가치 지닌 시드권 간접 베팅하는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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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대회사는 유튜브 등을 통해 ‘누구나 참가해 1등 할 수 있는 게임’, ‘재물을 거는 행위가 없어 불법 도박과는 다르다’는 취지로 참가자들을 유인했다. 또 대형 호텔에서 공개적으로 대회를 개최해 불법대회를 합법인 것처럼 홍보했다.
경찰은 지난해 4월 호텔 등을 빌려 허가받지 않은 채 카지노처럼 대규모 홀덤 도박을 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대회사 운영수익 46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하고 임대차 보증금 1억원과 차량 1대를 몰수보전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이란 참여한 당사자가 재물을 걸고 우연한 승부에 의해 재물의 득실을 다투는 것을 뜻한다”면서 “현금이 아니더라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 시드권 등을 제출하고 홀덤 게임에 참여해 상금을 나누는 행위는 그 자체로 도박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