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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C 구축 속도가 경쟁력…모듈형·클라우드 결합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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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빈 기자I 2026.10.28 08: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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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개발 파이프라인 26.5GW…전력 확보 관건
공장서 설비 사전 제작해 현장 공사 기간 단축
엘리스, 모듈형 인프라에 자체 클라우드 결합
국내 구축·운영 역량 바탕으로 연산 수출 구상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전력 확보와 구축 속도, 연산 서비스 역량을 둘러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모듈형 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를 결합해 AI 인프라 공급 기간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데이터센터 개발 파이프라인은 26.5GW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착공 중인 용량의 약 절반은 동남아에 집중됐으며 말레이시아 조호르의 착공 용량은 반기 만에 91% 늘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2026년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데이터센터 업데이트’ 보고서 이미지. (사진=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2026년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데이터센터 업데이트’ 보고서 이미지. (사진=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계약은 6주, 건설은 수년…모듈형으로 공급 시차 줄인다

투자가 늘어도 연산 자원을 공급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전력을 확보하고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에서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과 공급 능력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전력을 꼽았다. 신규 AI 고객과의 계약은 6주 만에 체결되지만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수년이 걸려 수요와 공급 사이에 시차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모듈형·프리팹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는 동안 현장에서는 부지 조성과 기반 공사를 진행해 구축 기간을 단축한다. 필요한 용량에 맞춰 모듈을 추가할 수 있지만 실제 서비스 개시 시점은 전력 인입과 인허가 등 현장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해외에서는 미국 크루소가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스파크’를 선보였다. 메타는 알루미늄 골조와 특수 막을 활용한 텐트형 구조물에 GPU 클러스터를 설치했다. AI 연산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건물과 설비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사업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크루소가 공개한 수랭식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스파크 리퀴드’ 소개 이미지 (사진=크루소)
크루소가 공개한 수랭식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스파크 리퀴드’ 소개 이미지 (사진=크루소)
전력 따라 바뀌는 입지…국내도 비수도권으로 확산

입지를 판단하는 기준도 복잡해졌다.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건물과 전력에 더해 최신 가속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반도체 수출통제와 공급망 여건, 지정학적 위험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준다. 한국은 가속기 도입과 시공 역량을 활용할 기회가 있지만 지역별 전력 공급 여건을 함께 따져야 한다.

국내에서도 전력 확보 여부가 개발 지역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됐다. CBRE코리아는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이 위치 중심에서 전력 확보 가능성을 따라 개발하는 ‘전력 추종형’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봤다. 올해 3월까지 수도권에 접수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신청은 522건, 3만3592MW에 달했지만 최종 승인으로 이어진 것은 10건이었다.

수도권에 집중된 수요와 전력 공급의 불균형은 비수도권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전력 여력이 있는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연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제조·국방·공공 분야에서는 현장의 AI 추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까운 곳에 연산 설비를 두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엘리스그룹이 구축한 수랭식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AI PMDC’ (사진=엘리스그룹)
엘리스그룹이 구축한 수랭식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AI PMDC’ (사진=엘리스그룹)
구축부터 클라우드까지…AI 연산 수출도 모색

국내 기업들도 모듈형 데이터센터 사업에 나서고 있다. 아이에이는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네오큐브’를 공개하고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모듈형 데이터센터 제조 기업 HDMS는 전주시와 산업현장 인근에 컨테이너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국산 AI 반도체와 냉각,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하는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엘리스그룹은 모듈형 데이터센터에 자체 클라우드를 결합해 인프라 구축부터 연산 서비스까지 공급한다. ‘AI PMDC’는 서버와 전원·냉각 설비를 컨테이너 모듈에 미리 탑재하는 구조다. 회사에 따르면 전력 인입 확보와 부지 조성이 진행되는 동안 공장에서 모듈을 병렬로 제작해 구축 의뢰부터 서비스 개시까지 12~16주가 걸린다.

엘리스그룹은 지난해 엔비디아 B200 기반 수랭식 AI PMDC를 구축했다. 여기에 GPU와 NPU를 하나의 자원 풀로 묶는 자체 가상화 소프트웨어 ECI와 GPU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합했다. 물리적 설비를 설치한 뒤 고객이 필요한 연산 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모델이다.

국내 사업 적용도 진행 중이다. 부산 명지녹산국가산업단지에는 GPU·NPU 기반 엣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광주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의 ‘2026년 국가 AI 데이터센터 고도화 사업’ 복수 공급사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엘리스그룹은 국내에 확보한 연산 자원을 해외 고객에게 공급하는 수출 모델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클라우드 운영 기술을 결합해 서비스 매출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구축 속도와 함께 안정적인 운영, 연산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 해외 고객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며 “인프라 구축에서 연산 서비스까지 국내에서 완결되면, 그 연산 자원을 해외에 공급하는 수출 산업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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