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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1.0% '깜짝 성장'… 반도체 투자·정부가 끌고 소비는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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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10.27 08: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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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8월 전망치(0.3%)의 세 배 넘어
정부 기여도 0.8%p…민간은 0.2%p 그쳐
민간소비 -0.2%, 3년 반 만에 최저
실질 GDI는 49년 만에 최대폭 증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전 분기보다 1.0% 성장했다. 한국은행이 8월에 내놓은 전망치(0.3%)를 크게 웃돌았고, 0.7~0.8%를 점친 시장 예상보다도 높았다. 성장을 끌어올린 것은 반도체 설비투자와 정부 지출이었다. 민간소비는 오히려 뒷걸음질하면서 경기 회복의 온기가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1.8%→ 0.6%→ 1.0% 꺾일줄 모르는 성장세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기 대비 1.0% 늘었다. 분기 성장률은 1분기 1.8%에서 2분기 0.6%로 낮아졌다가 다시 1%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 성장했다.

이데일리가 GDP 속보치 발표에 앞서 지난주 국내외 증권사 연구원 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8%(중간값), 전년 동기 대비 3.2%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이 지난 22일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8월 전망치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예고한 것을 일정 부분 반영했음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올해 들어 성장세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분기 성장률은 1분기 1.8%로 급반등한 뒤 2분기 0.6%로 다소 주춤했지만 분기 고성장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했다. 이어 3분기에 다시 1%대로 올라서며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 한국은행)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 한국은행)
정부가 이끈 성장…반도체 효과, 수출보다 투자에서

성장을 이끈 주체를 나눠 보면 정부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1.0% 성장 가운데 정부의 기여도는 0.8%포인트였고, 민간은 0.2%포인트에 머물렀다. 2분기에는 정부 기여도가 -0.5%포인트였는데 한 분기 만에 크게 돌아섰다.

정부소비는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면서 1.9% 증가했다. 2022년 4분기(2.3%)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정부 투자도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올렸다.

민간 쪽 성장은 반도체가 이끌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4.1%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9.4% 증가해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투자도 늘어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2.3% 증가했다.

수출도 반도체와 기계, 전기장비를 중심으로 2.3% 늘었다. 하지만 원유와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수입도 2.4% 늘면서 효과가 대부분 상쇄됐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에 그쳤고, 내수가 0.9%포인트로 성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이 이번 분기에는 수출 자체보다 장비 도입 등 투자를 통해 성장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기계 및 장비를 중심으로 2.0% 성장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0.2% 성장에 그쳤다. 특히 금융 및 보험업이 4.3% 줄었고,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도 0.4% 감소했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 (자료= 한국은행)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 (자료= 한국은행)
지갑 닫은 가계…민간소비 4년 반 만에 최저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2% 줄었다. 2022년 1분기(-1.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같은 재화 소비와 금융, 음식 같은 서비스 소비가 모두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증가율도 1.1%로, 2분기(2.4%)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은은 8월 전망 당시 증시 조정의 영향이 자동차와 대형 가전 등 일부 품목에 나타나더라도 소비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감소로 돌아섰다. 앞서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모두 줄어든 바 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6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4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9월 2.1포인트 오른 뒤 한 달 만의 하락 전환이다. 전체 지수는 100을 웃돌아 장기평균(2003~2025년)보다 낙관적이었지만, 수출 호조와 성장률 개선세를 감안하면 다소 부진한 흐름이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반도체값 급등에 국민총소득 약 50년만 최고

우리 경제가 벌어들인 돈의 실제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3.4%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8.8% 증가했는데, 이는 1977년 4분기(19.0%) 이후 약 49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실질 GDI는 생산량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무역 손익을 더한 지표로,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수출품 값이 수입품 값보다 크게 오르면서 GDP 성장률을 크게 앞질렀다.

이번 지표는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의 핵심 판단 근거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7~8월 두 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린 뒤 지난 22일엔 동결했다. 신현송 총재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를 보고 추가 금리 인상 시기를 판단하겠다면서, 10월 소비자물가와 3분기 GDP를 주요 지표로 들었다. 성장률이 전망을 크게 웃돈 것은 추가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틑 반면, 민간소비 감소는 금리 부담이 가계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한편, 이번 수치는 9월 실적이 모두 반영되지 않은 속보치로, 오는 12월 9일 발표되는 잠정치에서 수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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